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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해수욕장 ‘추억의 소식통’, 빨간 쓰레기통인 줄?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10-25 20:28 게재일 2022-10-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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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2016년 설치 후 녹슬고 부식 등 먼지 쌓인 부스엔 이용객도 없어<br/>시·송도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도시재생사업으로 관리의무 책임 공방<br/>우체국 철거 요청에 송도동 행정복지센터 “결정된 바 없어”… 관리 시급
25일 오전 11시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 위치한 ‘추억의 소식통’ 우편함이 방치된 채 먼지가 쌓여 있다. /김민지기자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의 ‘추억의 소식통’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송도해수욕장 산책길 위에 위치한 추억의 소식통은 지난 2016년 10월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송도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주도하에 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됐다.

이 우체통은 해맞이 관광명소로서 과거 명성 있는 해수욕장의 풍경을 되새기고 송도동을 방문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우편물을 무료로 발송해준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우편을 넣어두면 작성일을 기준으로 6개월 후 포항우체국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바닷바람으로 인한 빠른 노후화와 관리부실 등으로 지난 2019년 32통, 2020년 19통을 끝으로 이용객은 뚝 끊겼다.

25일 오전 찾은 ‘추억의 소식통’은 상태가 심각했다. 빠른 소식을 전달하는 우체통의 상징인 붉은 페인트는 벗겨져 곳곳이 녹슬고 부식돼 있었고, 부스 안은 우편함을 채워줄 편지지와 필기구 대신 뿌연 먼지가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산책코스로 송도해수욕장을 자주 찾는다는 시민 권모(30·남구 연일읍)씨는 “솔직히 말하면 크고 빨간 쓰레기통인 줄 알았다”며 “다른 지역에도 이것과 비슷한 느린 우체통을 자주 봤다. 이 우체통을 잘 활용하면 누군가에게는 송도가 추억의 장소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 텐데 관리가 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도시재생사업 공모를 주최했던 포항시는 “지원사업을 공모했을 뿐 관리의무는 시가 아닌 새마을지도자협의회에 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관리 주체라고 명시된 송도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송도행복복지센터마저 손을 놓고 있자 포항우체국에서는 올해 시설물 철거를 관할 동사무소측에 요청했다. 우편 수거를 위해 정기적으로 추억의 소식통을 방문하지만, 이용객이 없어 헛걸음하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우체국으로 우편함 관리와 철거를 요청하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도동 행복복지센터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 철거 요청 공문이 왔지만 정확한 사항은 결정된 바가 없다”며 “시민분들의 편의와 쾌적한 송도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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