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3시경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SK C&C 센터의 카카오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8시간 만에 진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장애는 남아있다. 데이터 저장시설의 전기실 내 작은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어 번진 후 전체에 옮겨붙어 소실된 것으로 봐서 누전이나 합선 등의 전기화재인 것 같고 화재진압에 물을 사용하지 못하여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날 나는 보경사 계곡을 탐방하며 보현암을 지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단풍들기 시작하는 내연산 경치를 둘러보고 연산폭포로 내려와서 잘 찍혀진 사진을 가족 카톡방에 올렸다. 그런데 계곡을 내려오며 또 한 장을 보내려고 휴대폰을 펼치니 아까 보낸 사진이 가지 않았다고 되어있다. 간단한 문자를 보내봐도 전송되지 않고 ×자 표시가 뜬다. 계곡이라 통신상태가 좋지 않은가 보다 하며 더 내려와서 상생폭포에서 보내 보니 역시 불통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가 모임 행사를 끝내고 귀가하였는데 아내도 카톡이 안된다고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어찌 부부가 똑같이 동시에 통신장애를 당하다니…. 가족 해킹을 당했나 의아해하며 다른 SNS를 뒤지다 보니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 소식이 있고, 카톡 서비스는 일시에 ‘먹통’이 되어 정보통신기술 강국인 대한민국이 일상을 멈추었다고 이용자들은 난리가 났다. 만약 그때 나에게 급한 일이 있었다면 어찌할 뻔했을까?
카카오는 136개 기업을 가진 공용 플랫폼 기업이라 이번 메신저 정지로 택시 지하철 등 교통서비스와 은행 업무 및 금융서비스, 식당 배달업무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었고 카카오 내비 등 PC버전에도 피해를 가져왔다. 근래 합병한 다음(daum)도 마찬가지로 장애가 발생했다. 유·무선 서비스는 국가 기간통신망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카카오 같은 부가통신서비스는 제도권 밖이라 사고가 나면 경제와 사회를 마비시킬 우려가 있어 앞으로 법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하여 데이터의 이중화·이원화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스템의 전력공급은 리튬배터리로 하며 급증하는 에너지 저장장치 ESS에 대해서도 화학적 방화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보더라도 고전압 시스템도 아니고 또 기계적 설비도 아닌 만큼 전선 회로에 쌓인 먼지에 의한 발화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러한 미세한 부분의 스파크 때문에 온 나라가 통신 먹통이 된 사태를 당하고 보니 만약 전쟁이 일어나게 되어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면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될 것 같다. 이뿐만 아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드론과 같은 차세대 운송수단이 무선정보에 의해 운용될 경우 위치 정보 공급시스템에 사고가 발생하여 불통 된다면 자동차와 비행체는 방향과 위치를 잃고 말 것이다. 또 인위적 조작에 의해 범죄도 발생할 수도 있겠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러더’처럼 개인의 삶을 통제할 수도 있으려니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이러한 통신 서비스 관리는 점점 더 엄격해지고 또한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