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에 살면서도 예천 청단놀음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예천의 청단놀음은 경상북도 무형문화제 제42호로 지정돼 역사적인 가치와 문화적인 가치를 동시에 인정받은 문화재다.
청단놀음은 경북예천의 읍치(邑治)에서 전승해온 무언(無言)의 탈놀이로 요약될 수 있다.
기원설화에 의하면 청단놀음은 남쪽 지방에 살았던 한 늙은이의 젊은 아내가 가출하면서 겪는 각종 일화를 보여주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젊은 아내가 가출하자 노인은 몸져누웠고, 이를 보다 못한 아들이 놀이패를 꾸려 각처를 떠돌면서 서모를 찾아 다녔다. 그 아들이 마침내 예천 동본리에서 사라졌던 여인을 찾아 귀가를 종용했으나 거부하자, 아들 일행은 여인을 죽이고 떠나버렸다.
그 뒤 여인의 원한 때문에 재앙이 발생했다. 저간의 사정을 듣게 된 고을 수령이 여인에 대한 제사를 실행하고, 아들이 놀던 탈놀이를 재현하게 했더니 재앙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예천에서는 고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해마다 여인에 대한 제사와 청단놀음을 벌여왔다고 전해진다.
예천 청단놀음의 전승은 1934년 예천경찰서 낙성식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일제강점기에 중단됐던 청단놀음은 1970년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원희 선생을 비롯한 지역 내외의 관계자들이 청단놀음에 관심을 기울이고 조사해 새로운 전승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1981년 제2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경상북도 대표로 참가하게 되면서 복원의 성공에 이르렸고,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공연의 구성은 광대북놀음, 양반놀음, 주지놀음, 지연광대놀음, 중놀음, 무등놀음으로 구성됐다.
예천 청단놀음은 화회탈춤과 같이 해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가 없는 무언의 탈놀이로 보는 이로 하여금 언어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데 특징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2018년 제1회 정기발표회를 시작으로 5회를 맞이하고 있는 예천 청단놀음은 2022년 12월쯤 세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더 기대되는 무대가 될 것 같다.
/박정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