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산모의 경우 운동이 본인과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산전에 하던 규칙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도 자제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임신 중 적합한 운동과 신체 활동은 더 나은 신체 감각을 제공하고 자신감을 높이며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더 잘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산모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여 감염에 대응하고, 근육이 강화되어 보다 곧은 자세로 이어지고 임신 중에 흔히 발생하는 요통을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특히나 규칙적인 운동과 신체활동은 더 많은 산소가 폐와 혈관으로 들어가고 태반을 통해 아이에게도 전달된다. 임신 중에는 이전에 했던 거의 모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 다만 임산부에게 부적절한 자세나 동작과 부상 위험이 높은 운동 종목과 방법은 피해야한다.
임신 첫 3개월 동안은 메스꺼움, 피로, 순환기 문제와 같은 증상이 두드러지며 유산의 위험이 가장 높다. 그러므로 가벼운 걷기나 요가와 필라테스와 같은 편안한 운동이 권장된다. 일반적으로 익스트림 스포츠와 투기종목을 제외한 모든 운동은 첫 12주 동안 허용되는데, 중강도 이상의 운동은 피해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신체 활동이 활발한 여성이 조산할 위험이 더 낮다고 한다.
임산부에게 특히 적합한 운동은 수영이다. 수중체조와 수중걷기도 적극 권장된다. 물의 부력은 모든 움직임을 더 쉽게 만들고 육체적인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수중 운동은 임산부에게 무중력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등과 관절 치료에 도움이 되고, 시원한 물에서의 움직임은 림프 배수와 같은 역할을 하여 다리에 수분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일반적으로 물의 온도는 18℃에서 25℃ 사이가 적당하다.
수영의 여러 가지 영법 중 자유형과 배영은 큰 무리가 없다. 다만 평영은 머리를 높이 들어 올릴 때 목과 어깨 부위에 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영법을 할 때마다 머리를 물 아래로 쭉 뻗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잠수는 숨을 참는 것이 아이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적합하지 않다. 특히 압축공기 실린더를 사용하는 다이빙은 태아에게 기형이나 폐색전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한다.
임산부의 경우 유산소성 운동은 중강도 안의 범위에서 수행하도록 권장된다. 빠르게 걷기나 가볍게 뛰기는 일주일에 세 번 20분에서 최대 하루 45분까지 권장된다. 일반적으로 29세 이하의 임산부는 분당 135~150회, 30~39세는 분당 130~145회, 40세 이상은 분당 125~140회를 제안한다. 심박수는 임신 중 운동의 부하나 스트레스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다. 따라서 항상 심박수 모니터를 착용하거나 때때로 휴식을 취하고 심박수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추천된다.
그러나 임산부는 일반인과 다르게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회복이 느리며 힘들게 인식할 수 있다. 운동 시 배뭉침이나 요통, 부종과 같은 증상을 포함하여 개인에 따라 생리적인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되어야 한다. 임산부가 운동을 할 수 있는 빈도는 개인의 건강 및 체력 수준에 따라 다르다. 최근 독일체육대학교(German Sport University Cologne)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주당 최대 3회까지 운동이 권장된다.
출산 후 6주에서 8주의 산욕기에는 많은 생리적, 형태적 변화를 거치는데, 이 시기에도 운동이 권장된다. 산모의 느낌에 따라 출산 직후나 며칠이 지난 이후부터 운동이 가능하며, 의학적 문제가 없는 산모일 경우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하여 점차 강도를 높여 주당 150분의 중등도 운동이 제안되기도 한다. 출산 후 회복기 운동은 복부 근육 강화와 에너지 소비 향상, 산후우울증 예방 및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심혈관 건강 증진과 체중 감소에도 효과가 있으며 수면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이같이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도 운동의 효과와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활발한 임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비체중 부하 운동인 고정식 자전거와 수영을 포함하여 임산부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걷기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의 긍정적 효과도 밝혀지면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제안되고 있다.
임신과 출산은 여자의 일생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일 중 하나다. 대체로 출산 후에는 임신 전에 비하여 체력이 일시적으로 저하하고,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오는데 상당 시간이 걸린다. 또 증가한 체중은 출산 후에도 임신 전과 같이 되기 어렵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하고 있는 여성은 임신 기간 중에도 꽤 높은 체력 수준을 유지하며 출산 후에도 체중 감소가 빠르다.
운동은 두 개의 날이 있는 검과 같아서 잘못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임산부의 건강상태, 체력수준, 운동습관, 생활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자신에 맞는 운동법과 운동량을 찾아서 하면 임신 중 운동은 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