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린 날’ 개천절에 태극기를 달며 생각을 해봤다. 단군이 나라를 세운 지 4355년, 우리 민족은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반만년의 역사를 써왔다. 최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위대한 나라의 자긍심으로 새로운 세상의 하늘을 열고 이 지구상에 우뚝 서기를 다짐해 본다.
1970년대 경제건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일제 식민통치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최빈국에서 세계 10위 권의 경제 강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을 가슴 펼쳐 자랑하고 싶다. 세계 최고 수출국으로 OECD의 무대에 같이 섰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이웃 나라를 돕는 나라가 됐다. 불과 반백 년,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도 밝은 빛이 보인다. 가장 아름다운 나라, 그 문화의 힘을 보여주는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지금, 바람직한 민족문화를 더욱더 가꾸고 닦아서 세계의 넓은 하늘로 날려 보아야 한다.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들려오는 찬사와 영화계에 이어지는 낭보에 우리는 자랑스럽다. 아카데미상과 칸 영화제, 그리고 에미상의 연이은 수상 소식, BTS 등 K-pop과 함께 K-드라마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각종 올림픽에서 보여준 메달 소식과 과녁을 명중시키는 양궁 전사들의 의지는 활 잘 쏘는 동이족 후예임을 알렸다. 축구 야구 등에서도 힘껏 그라운드를 누비며 ‘코리아’를 외치게 만든다. 반만년 역사 속에 언제 이렇게 우리 민족의 슬기와 용기를 보여주었던가.
한글 덕분에 문맹률 1% 미만의 유일한 나라, 이제 세계인들도 이를 알고 많은 나라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더 나아가 나라 글로 채택한 민족도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세계를 열게 하는 자랑이 된다.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유럽에서는 상표에 한글 병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국의 맛을 세계로’의 기치를 앞세운 음식문화, 한복의 아름다움을 매료시키는 공연과 전시회 등 그동안 꽃피우지 못했던 한류가 세계 곳곳으로 흐르며 맑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다. 가전제품은 이미 세계인의 생활환경에 스며들었다.
어디 이뿐이랴. 과학, 기술, 산업 분야에서도 새 하늘이 열리고 있다. 세계 8번째로 개발된 초음속 KF21 ‘보라매’가 하늘을 날았고 T50 고등훈련기 ‘블랙이글스’는 하늘에 태극기를 그리며 박수를 받았다. 우주로의 비행도 시작됐다. 순수 우리기술로 제작된 ‘누리호’가 우주로의 길을 뚫으며 암흑의 하늘을 열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도 열강의 기술을 넘어 합리적 가격과 신속한 생산력으로 세계의 지킴이가 되고 있다. 근래 몇 년간 잠들었던 ‘탈원전’을 깨워서 그간 잃어버렸던 에너지를 되찾고, 두려움을 벗어나 더 안전한 생활의 기반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역사는 흐른다. 그동안 물적 성장에만 쏟았던 마음을 사랑과 배려, 질서를 가르치는 교육으로 민주 국민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렇듯 세계로의 길을 뛰어 하늘 높이 솟구치게 할 우리 민족의 힘을 모아야 할 지금, 소소한 집안일들로 온갖 분탕질에 집착하는 정치계를 볼 때 한심한 생각이 든다.
자! 하늘이 열리고 오천 년, 다시 한번 더 새로운 하늘을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