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남안의 샌프란시스코와 북안의 마린 반도를 연결하는 골든만에 설치된 금문교가 있다. 이 다리는 1937년에 완공된 최초의 현수교라는 것 외에도 그 당시 기술로는 어렵다고 했던 2.7km의 길이를 자랑하며 수면으로부터 높이가 67m에 이른다.
그러나 이런 제원을 떠나 이 다리는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어떤 다리들과 비교해도 성능이나 환경과의 조화인 예술성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진단 장비들이 첨단화 되어도 변하지 않았던 것은 정해진 규정을 반드시 지키는 꾸준함이 축적된 문화에 있다. 일상점검을 통해 작은 결함이 심각한 문제로 성장하기 전에 발견하여 조치하고 결과가 표준화되어 매뉴얼에 업데이트되니 성능이 유지되는 것이다.
일상점검은 이상이 자주 발견되는 것도 아니어서 허투루 한두 번 해 보고 ‘적당히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여 지속되기가 어렵다. 문화화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지루한 일’이 ‘중요하고 즐거운 일’로 바뀌는 축적의 과정을 겪어야 하며 그 과정을 겪지 않았다면 결코 문화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금문교를 보면서 기업 역시 100년을 가기 위해서는 처음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중요하단 생각을 하게 된다. 녹슬거나 이음새의 틈이 기준 이상으로 열화 되기 전에 보완해야 하듯 기업도 경쟁력을 잃기 전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장치산업은 호황기 때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불황기 때는 매출액은 줄어드는데 고정비 지출은 줄지 않아 경영 성과가 악화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기능과 성능의 유지가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대표적 장치산업인 화학산업도 중국과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마진이 한계 상황이지만 바스프(BASF)란 기업은 글로벌 강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바스프는 1865년 독일에서 창립되어 전 세계 11만여 명의 직원이 1만여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거대 화학기업이다.
바스프의 특징 중 하나는 공정 간 프로세스 연결을 의미하는 페어분트인데 이는 자원순환 친환경 공급망 체제라고 얘기할 수 있다. 페어분트를 통해 한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열을 다른 공정의 원료로 투입하는 생산체계를 만들었다.
공정은 환경으로부터 부담스럽지만 제품은 최고의 재활용성을 가지는 것이 강점이다. 제철소에서도 철광석을 녹일 때 많은 열량이 필요하지만 설비 관점에서는 발생된 열을 식히는데 물을 사용하고 그 물은 가정의 난방으로 사용하니 그것도 페어분트라고 할 수 있겠다. 페어분트는 바스프 내부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도 확장하여 바스프와 고객사가 밀접하게 통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듯 바스프의 성공 요인은 100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안주하지 않고 현재 노력에 충실하여 고객과 함께 가치를 높이는 노력과 미래 변화를 예측하여 끊임없이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