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마켓은 ‘강을 닮다, 삶을 담다, 꿈에 닿다’를 내세우며 손수 농사를 짓거나 만든 것을 판매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단순히 물건 판매가 목적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정직과 정성의 가치를 내세운다.
그렇다 보니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일반 마켓에 비해 노동과 예술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간판만 둘러보아도 재미와 유머를 느낄 수 있으며 마켓 곳곳에 배치된 그림이 있는 테이블과 의자 등 쉴 수 있는 공간 또한 한층 예술적이다. 특히 셀러들이 교대로 직접 차량 진 출입과 주차 안내를 해야 하고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간판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인근 도시에서도 리버마켓을 초청해 함께 지역민 중심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4월에는 고령에서 열렸고, 10월에는 울진에서 열린다. 어쩌면 소외된 도시에 장(場)을 열어 생기를 북돋는 방법일 것이다. 이는 안완배 총감독의 리버마켓 운영 철학과 연결된다. 그래서 리버마켓에서는 과수원, 양계장을 운영하는 농부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셀러로 참여한다. 셀러라는 말보다는 작가가 어울린다.
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플리마켓으로 부스마다 작품을 팔며, 파장을 할 때도 함께 걷고 정리한다. 마지막 난장 토론에서 안완배 총감독의 뼈아픈 피드백에 참여한 셀러들은 더 작가적 마인드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 가야 할 과정인 셈이다.
얼마 전 양양 곤지암에서 열린 리버마켓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상생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세상이 예술을 알아주지 않는 시절에 작가들이 서로 함께 만들어가고 브랜딩한다면 리버마켓처럼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이 온라인에서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는 오히려 직접 한땀 한땀 만든 작품에 손이 가게 된다. 작가의 숨결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런 요소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
그곳에 가면, 그날에 가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런 애착 공간에 더 끌리게 돼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전 시골마다 열리던 오일장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오일장은 로컬음식을 먹으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묻고, 함께 나누던 장소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
‘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해본다. 작가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서종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