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노후저수지 '안전 위협'<br/>둑 유실땐 긴급대피 문자 뿐<br/>붕괴땐 엄청난 피해 보강 절실
경북도내 노후 저수지가 폭우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저수지 안전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폭우를 쏟아부어 큰 피해가 난 포항과 경주에서는 노후 저수지 제방이 유실돼 주민 긴급 대피령이 발령되는 등 주민 안전을 크게 위협했다.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경주 강동면 왕신 저수지 제방으로 물이 넘쳐 흐르면서 제방 일부가 유실됐다.
경주시는 6일 오전 8시 15분을 기해 왕신 저수지가 붕괴 위험이 있다며 하류 지역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재난 문자를 보냈다. 이 저수지는 1975년 준공된 노후 저수지로 저수량이 185만t으로 엄청난 규모다.
포항에서는 오천읍 갈평저수지 제방이 무너졌다. 저수지 높이 13.5m의 전체 제방 80m 가운데 절반인 40m가 붕괴했다. 이 저수지는 1964년 준공됐으며 저수량 8만6천t 규모다.
이처럼 노후 저수지가 장마나 태풍, 집중호우 때마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매번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북도 관계자는 “규모가 큰 저수지가 붕괴한다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에 보수·보강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농업용 저수지는 5천388곳으로 이 가운데 61.7%(3천326곳)는 1945년 이전에 축조됐다. 또 1945년 이전 준공된 경우를 제외한 저수지 중 25.8%(1천390곳)는 지은 지 50년 이상 지났다. 축조 30년 이내 저수지는 2.6%(138곳)에 그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태풍과 관련한 중앙재난안전대책 영상회의에서 “강동 왕신 저수지는 1975년 준공됨에 따라 시설이 노후하고, 이번 폭우로 사면 일부가 유실되는 등 붕괴 우려가 있다”며 “보강공사를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