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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기고, 떠내려가고… 포항지역 피해 속출

이부용기자
등록일 2022-09-06 21:35 게재일 2022-09-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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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하천 범람·침수, 산사태 등<br/>물폭탄에 고립된 주민 대피작전에<br/>해병대 장갑차 출동 등 구조 안간힘

◇ 포항 청림동 침수 주민 구조 위해 장갑차 동원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항과 경주 지역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포항은 죽도시장이 침수되는 등 도심은 물론 오천읍도 냉천 등이 범람하면서 펜션이 물에 떠내려가고 상가와 차량이 침수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6일 경북도와 포항시·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포항은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 사이 450.5㎜, 시간당 최대 104.5㎜의 폭우가 쏟아졌다.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고, 일부 도로의 통행이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해병대 장갑차가 동원되기도 했다. 해병대는 6일 인명구조탐색작전을 펼쳐 오후 4시 현재 수해지역에 주민 27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1사단은 이날 오전 6시께부터 KAAV 2대와 고무보트(IBS) 17대를 투입해 침수 피해가 심각한 포항시 청림동 일대에서 인명구조 작전을 벌였다. 수해로 옥상 등에 피신한 주민 등을 IBS에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송했고, 도로 침수로 소방대원들의 진입이 어려운 곳에는 KAAV가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 과정에서 수해로 포스코 화재 원점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소방대원을 KAAV에태워 이송하기도 했다.


해병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구조 영상을 보면 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도로에서 대원들이 민간인을 KAAV에 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해 현장에 KAAV가 동원된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여 년 전 일산·김포지역의 수해 때 KAAV가 동원되기도 했지만, 이는 공개되지 않았고 해병대원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통 업계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이마트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 위치한 이마트 포항점 매장 일부가 침수돼 추석 대목을 위해 준비한 선물세트 등이 훼손됐다. 주차장에도 물이 차 올라 차들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 포항점은 이날 하루 임시휴업을 하고 복구에 나섰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도 침수와 누수 등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점포가 속출했다.


배송에도 차질이 생겼다. 쿠팡에서 제공하는 ‘로켓배송’서비스는 포항지역에선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도 배송 기사 안전을 고려해 배송을 진행, 배송 불가 지역엔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안내했다.


긴급 대피 명령도 내려졌다.


이날 새벽 오천읍 냉천지역과 대송면 우복천 등 인근 하천 범람이 우려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지어진 신축 풀빌라는 불어난 물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내려앉았다. 오전 4시쯤에는 오천읍 한 숙박시설 투숙객 10여 명이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특히 남구 지역 거주지 피해가 컸다. 오천읍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물에 잠겨 다량의 차량 침수와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정전과 단수도 잇따라 주민들은 마실 물과 식량을 구하는 등 도움을 청했다. 오전 7번 국도 경주 방향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유강리 이면도로로 우회했다. 하지만 현장에는 차량들을 우회하거나 통제하는 경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북구 지역도 태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시는 이날 오전 8시 7분쯤 ‘추가 붕괴 우려가 있으니 인근 주민은 대피 바란다’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산사태로 인해 흙더미와 흙탕물이 주변 건물과 도로까지 밀고 오면서 한 건물 옆 승용차가 수 미터 밀려나기도 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산에서 간헐적으로 흙더미가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전통 시장 상인들은 대목을 앞두고 울상을 지었다. 오전 4시30분쯤부터 시장 전체가 물에 잠겨 상인들의 접근도 어려울 정도였으나 태풍이 지나간 8시 30여 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낮 12시쯤부터는 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6일 오전 7번 국도 경주 방향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포항시 연일읍 유강리 이면도로로 우회하는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현장에는 차량들의 우회를 안내하는 경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다 포항 대잠사거리와 효자사거리 등에서 경주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들을 통제하는 경찰의 모습도 이날 오전 10시 20분이 넘도록 찾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이곳까지 진입했던 차량 운전자들은 침수된 도로를 보고 어찌할바를 몰랐다.


경주도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6일 오전까지 강동면 390㎜, 산내면 330㎜, 외동읍 327㎜ 등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경주지역 곳곳에서 태풍피해가 잇따랐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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