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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소비운동 역부족… 재고량 차고 넘친다

김락현기자
등록일 2022-08-30 20:16 게재일 2022-08-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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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쌀 소비촉진운동 실시<br/>20여일만에 10억 판매 됐지만<br/>재고량의 27%, 저장고도 부족<br/>식습관 변화로 소비량 매년 감소<br/>타작물 재배 수익 정부지원책 등<br/>근본적인 농업 대책 마련 목소리

최근 쌀 재고 증가와 가력하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자 전국적으로 쌀 소비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의 경우 재고 쌀 소진을 위해 지난 8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어 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구미 브랜드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시작했다. 지역 기업들과 대학, 병원, 마을금고와 개인 등이 적극 참여하면서 쌀 소비 촉진 운동은 시작한지 20여 일 만에 10억원 가량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구미시도 쌀 재고량 감소와 구미쌀소비 촉진을 위해 추경예산 8억원의 공적자금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7일 기준으로 소진 된 쌀은 재고분의 27%에 불과하다.


쌀을 직접 소비하지 못하는 기업과 단체들은 구입한 쌀을 구미시와 사회복지재단 등에 기부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갑자기 기부물품이 쌀로만 이뤄지다보니 복지단체 등에서도 더이상 쌀을 받기 힘든 상황에 놓여진 것이다.


실제 지역의 한 기업은 구입한 쌀을 기부하려다 복지단체의 난색으로 선물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벼 농사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쌀 소비는 매년 줄어드는데, 쌀 생산량은 크게 변동이 없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와 같은 쌀 소비 운동이 매년 반복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88.9㎏이었지만, 20년이 지난 2021년 기준 1인당 소비량은 56.9㎏으로 무려 32㎏(35.6%)이나 줄었다. 또 지난 6월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990년 이후 현재까지 벼 재배면적은 연평균 1.9%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쌀 소비량은 연평균 2.4%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업 관계자들은 정부가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가 벼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한 사업으로, 이 기간 벼 재배 면적은 2만8천281㏊(△3.75%)나 감소했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시행하다보니 지원사업이 끝난 후 다시 벼 재배로 회귀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실정이다.


구미지역 농업관계자는 “국민들의 식습관이 변화된 만큼 할인행사와 같은 쌀 소비 방법은 한계가 있다”면서 “쌀을 가공한 제품 개발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타 작물 재배 수익성을 정부가 보장해주는 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미지역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벼농사 풍년이 예상됨에 따라 예상 수매량이 82만가마(40㎏/조곡)이지만, 현재 창고 저장가능 용량은 36만7천500가마로 45만2천500가마의 저장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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