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 언론에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 심재철씨의 전기절약 실천 사례가 소개돼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심씨가 전기요금 절약을 위해 입주민들을 설득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122kWh를 설치하고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한편, 승강기에 회생제동장치(승강기가 내려갈 때 모터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주는 장치)를 설치했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심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전기 절감과 효율 증대로 공동전기료를 대폭 줄였다. 지난 2018년 12월 공동전기요금이 가구당 1만160원이었는데 2021년 12월엔 1천350원을 냈다고 한다.
필자는 20여 년 동안 살고 있는 대구시 동구 A 아파트의 관리소장과 동 대표 등을 설득시켜, 2013년부터 전기절약 사업을 해서 ‘전기세 대폭 인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아파트 전기요금 구성비율은 공동전기요금 비중이 전체 요금의 25%~35% 정도를 차지한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600여 세대인데, 600여 세대 전기를 일괄적으로 절감하기 힘들어서 비중이 25% 정도인 공동전기 절감에 집중했다.
첫 번째 공용 조명등 교체 작업부터 했다.
지하주차장 형광등, 관리사무실, 아파트 출입구 조명, 비상등, 단지 내 가로등 등의 조명등을 모두 LED 조명등으로 교체했다. 이 작업만으로 조명등에 소요되는 전기를 50% 이상 절감했다.
두 번째는 불요불급한 전기 낭비를 없앴다.
현재 모든 아파트의 가정당 평균 사용전력은 0.3kWh에 불과하지만, 필자의 아파트는 그 10배에 달하는 1천850kWh가 설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600kWh 변압기 한 대만 가동하고 나머지 1천250kWh 변압기는 가동을 중단시켜 변압기 공회전에 따른 손실을 제거했다. 그리고 주택용 전기와 용도가 다른 급수전기, 통신전기, 상가전기 등도 모자 분리를 통해 주택용 전기만으로 슬림화 했다.
세 번째는 센서 부착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조명에 센서를 설치해서 차량 이동이 없을 때 20%까지 디밍을 했다. 엘리베이터에도 센서를 설치해서 엘리베이터가 가동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서 70% 이상의 전기사용을 절감했으며, 다른 모든 조명에도 센서를 설치해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꺼지거나 디밍이 되도록 해서 낭비를 줄였다.
이렇게 공동전기 절감조치를 한 후, 필자 가정의 모든 전등을 LED로 바꾸었더니 평소 10만 원 가까이 나오던 전기요금이 2만~2만5천원으로 80% 이상 절감되었다. 가정 전기 사용량을 40% 정도 줄였는데 공동 전기요금이 대폭 줄어 가정에 부과되는 전기요금은 80% 정도 절감된 것이다.
지난 6월분 필자 아파트의 공동 전기료는 3천110원, 승강기 전기료는 1천190원이었는데, 비슷한 평수의 주상복합APT에 살고 있는 친구 집은 공동 전기료 1만7천880원, 승강기 전기료가 7천720원 나왔다.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전기요금을 비교해 보면, 공동전기의 경우 주상복합 아파트는 5배 이상, 일반 고층 아파트는 4배 이상의 요금 차이가 난다.
우리 아파트에는 도입을 하지 않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서울의 심재철씨 경우처럼 승강기에 회생제동장치를 설치하고,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발전소까지 설치하면 공동 전기요금을 거의 제로(0) 상태까지 만들 수 있다.
아파트 공동전기 말고도 각 가정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세를 줄일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예로 들면 △LED 전등 교체 △컴퓨터, 각종 전자제품에 자동센서 부착을 해서 전기의 낭비를 없앨 수 있다. 이처럼 전기 효율을 높이는 시설과 설비를 추가하면 공동 전기요금은 제로(0)로, 개별 아파트 전기요금도 80% 이상 줄일 수 있다.
주택용 전기는 전등을 LED로 바꾸는 등 전기 사용량을 3분의 1 정도만 줄이면 주택용 전력의 요금 누진제로 인해 전기요금은 3분의 2가 줄어든다. 어떻게 보면 소소한 일이지만 매달 관리비가 나올 때면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고 신기하다.
필자는 아파트 관리비가 나올 때마다 에너지 절감의 필요성을 매달 한 번씩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절감을 실천하게 된다. 전 국민이 모두 필자처럼 주택 전기절감과 에너지효율 증대를 실천해서 ‘탄소배출 제로(탄소중립)’시대를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혼자만의 전기절약으로 탄소중립 시대가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국가적인 과제인 ‘탄소중립 시대’가 오려면 전 국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아파트나 주택용 전기절약으로 한 가정에서는 연간 적게는 40~50만원, 많아야 100~15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2천만 가구로 환산하면 그 결과는 엄청난 금액이다. 개인의 작은 전기절약 실천만으로도 온 산의 산림을 파괴하는 태양광 설치를 대거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