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위정(爲政)편에서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은 스승에게 정치에 관해 물었다.
공자가 말하길 “정치란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를 잘 갖추고, 백성이 신뢰하게 하는 것이다.” 자공이 재차 물었다. 부득이하게 이중 하나를 버린다면? 공자는 “군사”라고 말한다.
자공이 다시 그중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식량을 포기한다”고 했다. 사람은 모두 죽기 마련인데 만일 백성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을 했다.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내용으로 자주 인용되는 대목이다.
민심(民心)이란 통치권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마음을 뜻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민심은 천심과 통한다고 했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는 뜻이다.
순자 왕제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는 백성과 군주의 관계를 매우 극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는 뜻이다. 지도자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에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경고다.
대한민국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마음을 떠난 정치는 존립 자체를 생각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제 국가가 도약하고 국민의 마음을 안심시킬 대통령의 비장한 각오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가 관건이다. 대통령의 분골쇄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