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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도 쓸모가 있다

등록일 2022-08-18 18:08 게재일 2022-08-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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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이번 폭우로 인한 수해재난 실태를 영상으로 보면서 그 폐기물도 엄청나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겠지만 잘 활용하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할 수도 있다.

아파트에 이사가 있고 난 후 폐기물 처리장에는 멀쩡한 가구나 가전제품이 많이 버려져 있다. 큰 가구들은 꽤 비싼 제품이고 작은 선반이나 책장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들이라 아까운 생각이 든다. 폐가전제품은 ‘무상방문 수거 서비스’를 이용하여 처리할 수 있고 소형인 경우는 5개 이상 묶어서 배출해야 하며 지자체에 따라 높이 1m 미만인 소형 가전제품들은 처리비용이 면제된다. 그 이외의 경우는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생활이 윤택하여 그런지 예전 같으면 애지중지하던 생활용품들을 아낌없이 버리고 있어 환경 문제도 일으키고 있다. 2019년 기준 폐가전제품은 세계적으로 약 5천400만 톤이며 1인당 7.3kg이라는 통계도 있고, 우리나라는 약 40만 톤을 재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못 쓰고 버려질 물품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가공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활동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재활용보다는 한 단계 위다. 의류 리폼(reform)을 주로 하고 있는데 청바지 등으로 쇼핑백이나 손가방 등을 만들고 자투리 가죽으로 작은 지갑과 파우치 등을 만들어 다시 파는 사회적 기업도 있고 포항여성문화회관에는 이러한 교육과정도 있다.

지난번 옷장을 정리하며 멀쩡한 옷들을 버리려고 하니 그냥 옷 수거함에 넣기는 아깝고 바자회를 통해 팔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가게’가 자원 재순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친환경적 활동과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5박스를 보냈더니 기부금 영수증이 왔었다. 그 수익금은 소외 이웃을 돕는 데 쓰이고 바자회를 통해 안 팔린 것들은 후진국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폐기물을 소재로 한 예술 활동도 있다. 정크아트(junk art) 분야다. 폐품, 쓰레기, 잡동사니를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일은 1950년대 이후 공업제품 등의 산업폐기물을 이용하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시작되었다. 경주 엑스포공원 내에도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이 있어 어린이들을 위한 정크아트와 아트트릭 미술을 경험할 수 있다.

공사현장에서 많이 버려지고 있는 팔레트(pallet)는 벽돌과 유리 등을 옮기는 목재 받침판인데 쓸모가 많다. 나는 현장을 지나다가 쌓여있는 팔레트가 보이면 책임자에게 허락을 받아 몇 개를 차에 싣고 온다. 시골집 황토방에 불을 때기 위해서다. 해체하고 잘라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하룻밤은 거뜬히 뜨거운 방에서 잘 수 있다. 나의 이러한 사정을 아는 지인들도 가끔 가져다주어 고맙다. 또 팔레트 중에서 재질이 단단하고 반듯한 것은 잘 가공하여 화단 울타리나 간단한 가구와 휴게시설을 만들어도 된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폐비닐 페트병 캔 등도 분리수거를 잘하면 자원 재생과 함께 환경개선에 도움이 되며, 가정의 작은 노력이 환경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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