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은 해양생물학 서적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해파리의 모양을 이렇게 설명했다. “큰 것은 길이가 5∼6자나 되고 너비도 이와 같다. 머리와 꼬리가 없고 얼굴과 눈도 없다. 몸은 연하게 엉키고 모양은 중이 삿갓을 쓴 것과 같다.”
한자어로 해타라 부르며 당시 사람들은 삶아서 먹거나 회를 만들어 먹었다고도 전했다.
해파리는 투명하며 갓 둘레에 많은 촉수를 가지고 있는 일종의 동물성 플랭크톤이다. 촉수에는 쏘기세포가 있어 동물분류학상 자포동물문에 속한다. 젤리 같은 몸을 가져서 영어로는 젤리피시(jelly fish)라고 부른다. 크기가 1∼2mm 밖에 안되는 것도 있으나 큰 종류는 1m∼2m가 넘는 것도 있다.
고깔해파리나 바다 말벌이란 별명을 가진 상자해파리는 맹독을 갖고 있어 쏘임을 당했을 때 자칫 목숨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제주, 부산, 경북 포항 등 동해안 해수욕장 일대에 독성 해파리떼가 자주 나타나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해수욕장마다 수십 명의 피서객들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통증이 심하고 홍반, 채찍 모양의 상처, 발열, 오한, 근육마비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호흡곤란, 신경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 남해, 동해 등 전국 18곳을 해파리고밀도 출연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해파리의 잦은 출몰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 때문이다. 최근 바닷물이 수온 28도 이상 이어지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아열대종 해파리의 활동 반경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파리떼의 습격이다. 지구온난화를 자초한 인간에 대한 경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