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칠곡군수에게 듣는 민선 8기 군정 청사진
김재욱 칠곡군수는 최근 ‘탈권위주의’소통 행보로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가 하면 군수실을 방문한 손님을 위해 직접 커피를 내리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군수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을 경직된 조직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직원들의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수평적 소통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CEO형 군수’를 표방한 김 군수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이 먼저 변화와 혁신을 해야만 민선 8기 군정 비전인 ‘곳간 채우고, 경제 살리고, 군민 늘리고’를 현실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 군수를 만나 그동안의 느낌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파격적인 행보로 관심을 받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지.
△주위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좀 당황스럽다.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지난 20년동안 해온 나의 일상이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가장 좋은게 출·퇴근길에 자건거를 타는 것이여서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자건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칠곡군에 와서 자전거 출·퇴근의 불편함이 있다면 거리가 5∼10분거리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운동을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평소 차로 이동할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방치된 쓰레기더미가 가장 눈에 잘 들어와 군청에 연락해 좀 치워달라고 부탁한다.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주민분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한번은 80이 넘은 할머니가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오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그때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전거 출퇴근 등 수평적 소통으로
군정발전 새 추진동력 가속화 나서
교통망 확충으로 지역 균형발전 도모
직장·주거 한 곳서 해결하는 ‘직주근접’
그린벨트 내 군부대 유치 공약 등 실현
지역경제 활성화 위한 대책 적극 추진
-취임 한 달을 맞은 소감은.
△선거에 당선돼 군에 들어오니 민간조직하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민간기업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발탁인사로 국장도 시켜도 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TF팀을 만들어 일을 빨리 진행시킬 수도 있는데 여기는 조례, 기존의 규정 때문에 빨리빨리 일을 진행 할 수 없다는 점이 사실 좀 갑갑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것이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공직에 들어와 보니 내부적으로 자율성이 좀 더 많아져야겠다고 느꼈다. 사고가 좀 유연하지 못한 부분과 불필요한 절차도 많은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간단한 인사만 하면 되는 자리인데 과장, 국장이 모두 다 나왔있다. 난 이런 것이 불편하다. 그 시간에 일을 해야할 사람들이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느낀다. 꼭 필요한 자리에만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군수실에서 손님을 위해 직접 커피를 내리는 것도 그 시간에 비서도 자신의 업무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앞으로 조직의 유연성, 탄력성 등만 조금 바꿔 나간다면 절차는 복잡하지만, 전국 어느 행정기관보다 혁신적인 기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칠곡의 가장 큰 현안은.
△누가 뭐라해도 경제다. 경제는 칠곡만의 문제가 아니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살림이 나아져야 근심걱정이 덜어지는 것이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나라에서도 기껏 했는 일이라는게 돈 나눠주는게 전부였다. 물론 돈을 나눠주는게 마중물 역할은 하겠지만 결국 경제가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경제를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튼튼한 일자리부터 필요하고, 제대로 된 사람도 필요하고, 인구도 모아야 한다.
실제 기업 사장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사람만 있으면 지금 수출의 두배는 하겠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지금 사람들이 전부 수도권으로 떠나니 일할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직장과 주거가 한 곳에 있는 직주근접을 실현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우선 지역이 특히 칠곡이 얼마나 생활하기 좋은 곳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살기 좋은 곳, 교육시키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나도록 할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난다면 도드라지게 언급하지 않더라도 시 승격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또 시 승격이 되지 않더라도 이렇게 우리만의 살기좋은 환경으로 변화해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칠곡은 왜관을 중심으로 북삼, 석적 등 지역간 균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소해 나갈 것이다.
대중교통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북삼의 경우 대구 광역철도가 곧 개통이 되기에 율리택지지구와 같은 비중 있는 발전 전략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석적의 경우는 구미공단의 배드타운 역할을 해왔는데, 교통불편이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였다. 그래서 석적구미하이패스IC, 석적에서 북삼역을 광역철도망을 이용할 수 있는 버스노선, 도로확장 이런것들을 통해 새로운 변화을 이끌 계획이다.
새로운 교통망은 지역균형발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것이다. 이를 통해 북삼, 석적, 왜관이 나름대로의 역할을 가지면서 서로 상생할 수있는 여지를 만들어 갈 것이다. 지천, 동명의 경우도 지역의 반이상이 그린벨트로 지정돼 하고 싶은게 있어도 하지 못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구의 발전중심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조금씩 옮겨오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부대 유치를 공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부대 유치를 그린벨트 내에 성사시키게 되면 도시 자체가 지천 자체가 젊어지게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주민등록상의 인구도 좋지만 생활권 인구도 중요하다. 여기와서 먹고 쓰는 사람이 중요하지 주민등록만 옮겨놓고 먹고 쓰지 않는다면 지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 동상 설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트루먼 전 대통령은 아시아 끝에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미군을 참전시킨 사람이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사회주의로 가느냐 자유민주주의로 가느냐에 있어 자유민주주의를 택해 그 길을 가도록 기여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정말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 일생 전체를 다 논할 수는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만주군 이야기가 있고, 백승엽 장군도 간도 임시정부 이야기가 있다. 한 인물을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생 전체를 다 논할 수는 없다. 나 조차도 살면서 낯 부끄러운적이 얼마나 많은 적이 모른다. 이 분들이 일했던 부분을 조명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칠곡군은 호국의 도시이다. 호국의 도시에는 100점 만점의 호국의 주인공, 60점 70점 주인공, 50점의 주인공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을 모셔놓고, 그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토론회, 학술대회를 열 수 있어야만 진정한 호국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호국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여기 호국의 도시 칠곡에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동상에 계란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도 칠곡에 와서 이야기하고, 태극기부대도 와서 이야기하고, 공론의 장이 되어야한다. 그래야만 칠곡이 진정한 호국의 도시가 되지 않겠나. 순혈주의(純血主義)로 이사람 빼고 저사람 빼고 하는 것보다는 호국과 관련된 이슈들은 호국의 도시 칠곡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이야기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본다.
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