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신광면 호리 용연저수지서<br/>지난 24일부터 무더기로 떠올라 <br/>30㎝ 이상 ‘월척급’ 붕어만 폐사<br/>1960년 저수지 준공 후 첫 피해<br/>‘유독물질 유입됐나’ 불안 커져 <br/>인근 곡강천 식수원 오염도 우려<br/>농어촌공사, 폐사체 긴급 수거
동해안 지역 최대 농업용 저수지인 포항시 신광면 용연 저수지에서 붕어가 떼죽음을 당해 수질오염 등 생태계 변화에 대한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
이 저수지는 지역민들의 식수와도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원인 규명을 위한 철저한 정밀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외부 오염물질 유입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25일 마을 주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부터 이날까지 포항시 북구 신광면 호리 용연저수지 주변에서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수지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대부분 붕어 종류로, 30㎝ 이상 크기의 소위 ‘월척급’ 붕어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그로 인해 저수지 주변을 따라 산책에 나서는 시민들은 썩은 붕어에서 풍기는 악취로 고통받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저수지가 지난 1960년에 준공된 이후 현재까지 해마다 민물고기들이 소규모로 폐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용연저수지는 포항 지역에서 제일 큰 저수지로 붕어와 잉어, 메기, 장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살고 있지만, 이번에 폐사한 물고기 대부분이 성인 팔뚝 만한 크기의 씨알이 굵은 붕어라는 점도 특이하다. 민물 붕어의 경우 1년에 2∼3㎝ 정도 자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적어도 최소한 10년 이상 된 물고기가 주로 폐사한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하루 만에 수많은 물고기가 죽어서 떠오르는 것을 보며 저수지에 유독물질이 유입된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강수량이 줄면서 갈수기에 논밭과 도로 등을 통해 저수지에 유해물질이 흘러들어 가도 이렇게 대규모로 물고기가 폐사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마을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신광면 상류지역에 어떤 오염원이 있는지, 흥해평야 수도작에서도 중금속 등과 같은 유해물질이 저수지로 들어가지 흘러들어 가지 않았는지에 대해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며 “특히 저수지와 인접한 곡강천 지하댐에서 흥해 주민들이 식수를 취수하고 있는데 혹여나 주민들이 마시는 물도 오염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물고기가 집단으로 폐사한 주된 이유는 수온 상승에 따른 용존산소(물에 녹아있는 산소량) 부족 등을 지목할 수 있다. 또 자연·생태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공장 폐수와 농약 등이 강과 하천에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용연저수지 물고기 떼죽음’ 사건이 행정기관의 단순한 추측이 아닌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붕어 폐사체 수거를 위해 모두 현장으로 동원돼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긴 힘들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