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發’ 공공기관 구조 혁신<br/> 의결절차 완료 후 곧바로 시행<br/> 이달 21일 근무마감 권고 받은<br/> 대구콘서트하우스 이철우 관장<br/> “사퇴 거부하겠다” 강하게 반발 <br/> ‘DIP-DGDP 통폐합’ 추진도<br/> 중앙 부처 반대로 제동 걸려<br/> 개혁 드라이브 곳곳서 파열음
대구시는 대구시장과 정무직 공무원·산하기관장, 임원의 임기를 단체장과 일치시키는 특별 조례를 발의하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침에 대한 반발도 이어지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대구광역시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특별 조례안’을 골자로 하는 민선8기 첫 조직개편안과 공공기관 구조혁신 관련 조례안을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직개편안은 임명권자와 정무적 인사 간 임기 불일치로 발생하는 논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정무·정책보좌공무원은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는 경우 시장 임기 개시 전 임기를 종료한다’,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해 연임할 수 있으나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는 경우 남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임기 개시 전 임기를 종료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새 조례는 이번 회기에 시의회에 제출해 의결을 거친 후 공포한 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대구시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한 산하기관장들의 사퇴 거부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이 12일 대구시의 사직권고를 거부했다. 대구시로부터 최근 이달 21일까지 근무하고, 사직원을 제출해달라는 권고를 받은 이 관장은 “스스로 조직개편을 인정하는 사직원 제출은 음악인 양심상 허락지 않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콘서트하우스 관장직은 예술적 전문성을 인정해 맡겨진 행정직이지만 행정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근본적으로 대구 클래식 음악의 위상이 이렇게 실추되는 무리한 조직개편에 음악인 1인으로서 찬성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통폐합 추진으로 퇴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도 홍 시장의 통폐합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 사장은 “홍준표 시장의 공공기관 통폐합에 공공기관 사장으로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면서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수는 있지만 이런 식으로 획일적인 일괄사퇴는 용인하기 힘들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DGDP)의 대구테크노파크로의 통폐합 추진도 중앙부처의 반대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두 기관을 통폐합하려면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이 각각 필요한데 이들 부처는 대구시에 통폐합 반대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11일 의장단과 각 상임위원장이 모두 모여 확대의장단 회의를 열고 일부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의장단은 “대구시 공공부문의 쇄신과 혁신을 위한 홍 시장의 노력을 잘 안다”면서도 “급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통폐합을 위한 통폐합이 아니라 독립기관으로서의 향후 발전 가능성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더욱 꼼꼼하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