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수많은 별이 알알이 박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심에서는 오염된 대기와 주위의 밝은 불빛으로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먼 옛날에는 지금보다 더욱 많은 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별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우리 인류와 함께해왔다.
인간의 상상력은 별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별자리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22년, 국제천문연합학회에서 정식으로 인정한 별자리는 88개였다. 물론 이는 서양의 기준이다. 최초의 별자리는 대략 기원전 3천 년, 메소포타미아 지방 사람들이 만들어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여러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 등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기원전 7세기에 이르러 처녀자리, 사자자리 등 모두 36개의 별자리가 완성되었다. 이후 서기 2세기 중엽이 되면서 알렉산드리아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큰곰, 작은곰,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안드로메다 등을 추가하여 48개로 확정 지었다. 이후 별자리는 항해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과 더욱더 밀접한 관계를 이루게 된다. 천문학 발달에 힘입어 항로를 개척하고 신대륙을 발견하는 등 인간들이 지구 반대편까지 오가면서 새로운 별자리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견우직녀 같은 이야기가 있듯 이집트, 남아메리카, 인도 등지에서도 별자리에 이야기가 입혀졌다. 전설이나 신화에 바탕을 둔 서양과 달리 동양의 별자리에는 생활과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인간 세상을 하늘에 올려다 놓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예를 들어 북극성을 하늘나라 왕이라 여기면서 그를 중심으로 하늘나라 궁전 ‘자미원’, 나랏일을 돌보는 ‘태미원’, 백성이 모여 살아가는 시장 ‘천시원’, 제사를 지내는 ‘하늘사당’ 등이 그것이다. 당연히 장군과 신하별도 있다.
먼 옛날,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양이 하늘의 별자리 사이를 지나는 길을 일러 황도(黃道·ecliptic)라고 했다. 태양이 지나는 길에 물고기자리,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등 12개가 있다. 이를 ‘황도12궁’이라 한다. 이 길을 따라 태양이 일 년에 한 바퀴를 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지구에서 보면 태양이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태양 빛이 밝은 낮에 별자리가 보일 리 없다. 그런 까닭에 태양이 움직이고 있는 뒤편의 별자리들이 차례로 바뀌는 것이다. 태양이 조금씩 기울어져 해가 지기 전에야 반대편에 별자리가 나타나기 때문에 밤하늘에는 태양의 반대편에 놓여 있는 별들만 보게 된다. 그렇게 사계절을 거치는 동안 초저녁에 나타나는 별자리들이 달라진다.
하늘 전체를 사계절로 구분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 하늘을 360도로 사등분 하여 계절로 나누었을 뿐이다. 그리고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간 뒤 초저녁 밤하늘에 나타나는 별자리를 그 계절의 자리로 정해놓았다. 따라서 밤이 새도록 밤하늘을 바라본다면 최소한 세 계절의 별자리는 확인할 수 있다.
별에도 이름이 있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별의 이름은 대부분 별자리를 사용하며, 더욱 밝은 별일수록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렀다. 시리우스, 안타레스, 베가, 알타이르 등 그리스·로마 시대, 그리고 이슬람 문화가 번성하던 때에 붙여진 이름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별의 밝기에 따라 그리스 알파벳 순서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입실론, 제타, 에타, 시타, 이오타 등의 순으로 부른다. 여기에 북극성과 직녀성도 속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별은 여전히 이름이 없다. 그러니 자신의 별을 정해 이름을 붙여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와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박필우(스토리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