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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재들이 이룬 영광

등록일 2022-07-07 18:05 게재일 2022-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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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무더워지는 여름날, 마음 시원한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계 수학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허준이 석학교수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Fields)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한국인의 천재성을 세계에 알린 것이다. 이 필즈상은 1936년 제정되어 4년마다 수학계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40세 미만의 젊은 학자에게 수여해 왔으며 이번 수상은 한국인 최초의 일이고 한국수학계의 쾌거이다. 허 교수는 50여 년간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 10여 개 문제를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을 이용하여 해결하였고, 국제수학연맹(IMU)이 한국의 수학 국가등급을 최고등급인 그룹5로 격상시킨 것도 우리의 자랑이다.

허 교수는 어릴 때, 구구단을 외우는 것을 힘들어해서 대학교수였던 부모님이 많이 좌절했고 청소년기에는 시인과 기자를 꿈꾸었다고 하지만, 대학 때 자신을 만족시키며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수학자의 길을 택하고 꾸준히 스승과 친구들과 공동의 관계를 유지하며 수학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기쁜 소식은 또 있었다. 지난달 18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지휘자가 눈물을 훔칠 정도의 뛰어난 연주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 콩쿠르는 1962년 시작되어 4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으며 2017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우승한 후 2연속 우승이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임윤찬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18세 학생으로 이 대회에서 청중상, 신작 최고연주상 등 2개 부문 특별상도 받았다. 7세 때 태권도 대신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여 신동, 천재로 불렸으며 15세 때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해당 음악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고 좋은 스승을 만나 훌륭한 가르침을 받은 결과라고 한다.

체육계의 기다렸던 경기장면도 있었다. 우리나라 축구계의 왕자 손흥민 선수가 아시아인 최초로 유럽 프리미엄 리그(EPL)에서 시즌 최다 23골을 넣어 득점왕의 골든 부츠 트로피를 들어 올린 모습은 경기장에 모여 함성을 보낼 수 없었던 우리에게 시원한 낭보였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SV 팀에 입단 후 꾸준한 활약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골을 넣을 때마다 그의 특유한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환호하는 모습은 그가 축구를 시작했을 때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혹독한 기본훈련을 잘 이겨내었던 덕분이지 않을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처럼 세계 1인 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꿈을 위한 강한 의지로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밑바닥엔 부모님의 소망과 믿음이 담긴 격려와 자상한 사랑의 교육이 깔려있는 것은 물론이다. 젊은 영재들의 생각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고양시켜 이 나라를 ‘동방의 등불’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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