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신경전’<br/>국힘, 대통령기록물 열람에 초점<br/>민주, TF 구성 적극적 대응 태세<br/>유족 면담서 거친 설전 오가기도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간 신경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7일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고 민주당에 공개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은 ‘SI(특별취급정보)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합의로 국회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한다면 국회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 지정기록물 공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TF는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당시 청와대 회의 자료”라며 “국정조사 특위 차원에서는 특수정보(SI) 비공개 열람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F는 이어 “민주당은 진실을 규명하고 모든 자료를 공개하자면서도 국회 차원 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진실을 규명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진정성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북한에 의해 사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월북 여부와 관련, 전임 정부의 판단을 뒤집은 것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이번 이슈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서해 공무원 사건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더욱 체계적인 대응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국회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 측을 만나 면담한 것도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다.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유족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판단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TF를 가동해 유족 측이 요청한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유족에 밝혔다. 조오섭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TF로 일원화해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는 우 위원장과 유족 사이에 거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족 측과 함께 민주당 인사들을 면담한 김기윤 변호사는 면담 후 “회의(면담) 공개를 부탁했는데, 우 위원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이런 태도가 유족과 협의하려는 마음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언론플레이 관련 발언에 대해 제가 바로 따지니 우 위원장이 사과했다”며 “조카의 편지에도 답장을 전달해 달라고 했고, 그 부분도 행정착오 때문에 빨리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우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왜 언론을 부르지 않느냐고 소리지르길래 ‘왜 소리지르시느냐. 언론플레이 하시려고 하느냐’고 한 마디했다”며 “언론플레이라는 말을 쓴다고 화를 내시길래 묵묵히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