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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등록일 2022-06-12 18:03 게재일 2022-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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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멸종 위기등급 관심대상인 쇠제비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로 제비를 닮은 조류다. 몸길이는 22∼28㎝ 정도로 작다. 이름에 쇠자가 붙은 것은 갈매기 종류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는 뜻이다.

몸의 윗면은 회색이며 아랫면은 흰색이다. 부리는 노란색이고 끝이 검다. 주로 바다나 강가에 서식하며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철새다. 호주와 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1만km가 넘는 거리를 날아 우리나라 낙동강 하구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다. 그러나 낙동강 하구가 훼손되면서 10여년 전부터는 이들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제대로 된 번식지를 찾지 못한 새들이 뿔뿔이 흩어진 때문으로 짐작이 간다.

2013년 5월 이런 쇠제비갈매기가 경북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본지는 전국 최초로 내륙지방에 정착하기 시작한 쇠제비갈매기의 생태과정을 수년간 추적 보도하면서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KBS가 본지의 보도에 이어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내보내기도 했다.

안동호에 서식한 쇠제비갈매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안동호를 찾았다. 벌써 10년째다. 안동시는 매년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라질 위기에 있는 쌍둥이 모래섬 대신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2019년에 인공섬 두 개를 새로 만들었다.

안동시의 이런 노력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쇠제비갈매기가 매년 새로운 안식처인 안동호를 찾게 됐고 안동호 쇠제비갈매기는 이젠 안동호의 새 명물로 등장한 것이다. 안동시는 현재 안동호에는 새끼를 포함해 18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노력이 안동호의 새로운 볼거리까지 만들었으나 일거양득한 셈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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