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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7명 중 보수 교육감 8명… 막 내린 ‘진보시대’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2-06-02 19:58 게재일 2022-06-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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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실시된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가운데 8곳에서 당선되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진보성향 후보들은 9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기존 진보 교육감 독주 체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보수성향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진보성향 후보들이 14곳을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보수 후보들이 정권 교체와 단일화 효과에 힘입어 대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보 교육감은 서울(조희연), 인천(도성훈), 광주(이정선), 울산(노옥희), 세종(최교진), 충남(김지철), 전북(서거석), 전남(김대중), 경남(박종훈) 등 9곳에서 당선됐다. 보수 교육감은 대구(강은희), 경북(임종식)을 비롯해 부산(하윤수), 대전(설동호), 경기(임태희), 강원(신경호), 충북(윤건영), 제주(김광수) 등 8곳에서 당선됐다. 특히 강원, 경기, 부산, 제주, 충북은 진보 교육감에서 보수 교육감으로 교체됐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승리해 ‘진보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이번 선거에서는 단일화 여부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서울의 경우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갈랐다. 조희연 후보가 38.09%를 얻어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성향 후보들을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2위 조전혁 후보(23.49%), 3위 박선영 후보(23.1%), 4위 조영달 후보(6.63%) 등 보수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었지만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진보성향인 조희연 후보가 3선에 성공했던 것이다. 또 진보 교육감이 승리한 충남(김지철)·세종(최교진)에서도 중도·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무산됐다. 충북에서는 윤건영 후보가 단일화로 인해 8년 만에 보수 교육감 시대를 열게 된 반면, 진보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한 강원도는 12년 진보 교육감 체제가 막을 내렸다.


진보 교육감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림에 따라 교육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진보 교육감 체제에서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된 만큼, 학업성취도진단평가를 강화해 기초학력을 신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후보들 역시 일제고사식 학업성취도 평가에는 반대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된 만큼 학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진보 교육의 상징으로 여겨진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도 변화가 예상된다. 혁신학교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력저하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교학점제와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해서도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고교학점제는 보완해 추진하되 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은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교육감이 균형을 이룬데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자사고 유지가 확정될 경우 새 정부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에 갈등이 예상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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