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해양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1996년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매년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신라시대 장보고(張保皐) 대사(大使)가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바다의 날이 가까워지면 ‘표면의 73%가 바다인 지구는 ‘땅으로 된 구슬’ 地球가 아니라 ‘바다로 된 구슬’ 海球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을 하며 ‘구글어스’를 통해서라도 지구 곳곳의 바다를 찾아본다.
달에서 지구의 사진을 찍었을 때에도 인류는 바다에 사는 고래의 온전한 사진 한 장 가지지 못했다.
우주에 대해 아는 정보보다 바다에 대해 아는 정보는 그 정도로 보잘 것 없다. 인류에게 바다는 아직도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행성의 모든 생물체(물속 생물은 물론이고 육지 생물들까지)들은 몸속에 바다를 지니고 있다.
혈액, 알, 세포를 감싸는 액체는 모두 바닷물과 비슷한 비율을 가진 염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물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왔다. 지구의 기획자인 바다를 기념하는 날의 취지와 여러 행사를 살펴보면 우리는 여전히 바다를 수산자원을 제공하는 산업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
바다의 무수한 생물들과 함께 사용하는 공동의 삶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늘 우리 땅으로 주장하는 독도의 강치들은 학살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단기간에 잔인하게 멸종되었다.
역사적인 자료를 보면 일본어부들의 만행도 있었지만 한국의 어민들도 강치학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도를 우리 땅이라 주장하기 전에 ‘강치멸종사’를 통해 우리 인간성의 멸종을 성찰해야한다.
그리고 인간성의 멸종으로 인해 훼손된 바다를 돌아봐야한다. 바다가 자꾸만 텅텅 비어간다고 전 세계의 바닷가 사람들이 아우성이다.
포크로 젓가락으로 고래를, 바다생물을 먹어치우는 우리 인간의 일생은 ‘아름다운 바다를 망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바다는 벽이 없음을, 바다는 누구의 것도 아니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삶터임을,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다.
바다는 세상의 모든 물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바다다.
그런 바다이기에 우리가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도 받아들이고 지구온난화의 열기도 탄소도 다 받아들이며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지탱해왔다.
그런 바다는 인간의 무분별할 해양생물 남획과 폐플라스틱, 폐비닐, 폐어구 등 각종 쓰레기의 해양 무단 투기,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바다에 많은 것으로 의존하고 있는 인간들에게 바다의 고통은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열을 머금은 바다의 변화가 예측불허다.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오고 고래 고기를 먹은 알래스카 원주민의 모유에서 플라스틱성분이 검출되고 있다. 덩치가 큰 고래는 해양오염물들의 축적장소인 것이다.
해양에 대한 교육이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고 해양교육센터와 해양문화관련 부서들이 생겨나고 있다. 차츰 해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포항지역의 예술가들도 ‘바다나다’라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내가 바다다’는 뜻의 ‘바다나다’를 주제로 얼마 전 쓰레기 매립장에 묻힌 참고래의 죽음을 애도하고 고래의 바다, 경해(鯨海)로 불린 동해바다에 다시 고래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을 염원하는 콘서트와 퍼포먼스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개발과 훼손’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가 가득한 삶의 영역’으로, 공생의 바다로 동해를 호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용왕의 사신 거북이에게 쓰레기를 대접해서는 안 된다.
참고래에게 플라스틱쓰레기를 먹게 해놓고 보호한답시고 죽은 시체를 쓰레기 매립장에 묻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제돌이라는 돌고래가 있다.
제돌이는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가 야생 방류된 남방 큰 돌고래다.
7년이 지난 지금 제주 앞바다에서 무리들과 헤엄치는 모습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사람들은 제돌이의 활발한 모습에서 ‘우리가 바다와 저렇게 만나야 한다’라는 희망을 본다.
바다의 날을 맞아 바다는 ‘우리가 사는 곳이다’는 생각을 가지는 이들이 많아져 동해바다가 아니, 세상의 모든 바다가 인간과 바다생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공생의 삶터가 되었으면 한다.
바다는 영원히 바다의 것이고 우리는 잠시 빌려 쓸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