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창옥<br/>교육공동체 힘 모아 ‘대구형 교과 과정’ 모델 개발<br/>고교학점제 단계적 추진… 특권학교 유지는 반대
-교육감 선거 출마의 변.
△교육 주체들의 추천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출마를 고심하던 중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후보가 세종을 대한민국의 교육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 대한민국의 교육 수도가 대구라는 사실은 우리 시민들 사이에 이미 자부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고, 그의 선언은 충격이었다. 대구 교육은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고, 한국사회와 대구사회에 중요한 받침돌이 됐다. 교육수도가 대구가 아닌 다른 곳이 됐다는 것은 대구 교육이 지금 잠들고 있다는 방증이고, 변화하지 않으면 길이 없다.
30년 교직 생활 동안 절실히 느낀 점은 교실은 시민이 태어나는 곳이라는 것이다. 교실이 바로 서야 시민사회가 바로 서고 교육 공동체 안에서 봉사하는 수많은 교육노동자의 관계가 원활하고도 긴밀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대구교육위원회를 설립해서 교육 지표를 세우고 10년 계획을 만들겠다는 확신을 한 것이 첫 출발인 것 같다.
-현재 대구교육에서 시급한 현안을 꼽는다면.
△교육공동체 간 소통 창구역할을 할 기구가 필요하다. 현재 대구 교육은 시민적 합의가 일어나지 않는 구조다. 민주적 소통을 만들어내는 채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의지도 없었다. 그래서 대구교육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시민이 함께 소통하며 대구형 교과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시민사회에선 거버넌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버넌스가 일어나야 시민적 힘이 생겨 사회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교육감이 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대구교육위원회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견해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내용이나 환경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속도조절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특히, 자사고, 외고, 국제고, 영재학교 등을 유지하는 것은 고교 체제의 다변화가 아니라 고교 줄 세우기와 특권학교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각종 특권학교를 유지한다면 교육 공공성은 훼손되고 교육은 시장화될 것이다. 다양성과 선택권을 추구하는 고교학점제와도 어긋나는 정책이다.
-상대 후보를 평가한다면.
△강은희 교육감은 열심히 했다. 하지만, 교육 당사자 간의 소통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는 코로나 위기에도 과감하게 학생들을 전면 등교시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의 학습에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시키고자 노력했다. 다만, 학생들을 교실에 묶어두는 것만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다양한 디지털 기반 교육의 내용과 운영을 통한 내실화를 도모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코로나 블루 상황에서 학생들의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해결하거나 실제적인 학습에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강 교육감은 미래교육에 대한 비전 제시가 없었다. 다른 시·도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토론회, 세미나 등을 다수 개최해 대비했으나 대구는 그런 점에서 미흡했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데도 한걸음 늦은 결과를 가져왔다.
-지역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
△저의 출마는 개인적 출마가 아니라, 대구교육의 변화와 희망을 만들자는 시민의 부름이다. 열심히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교육 당사자들을 만나 대구교육의 미래와 희망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대구를 명실상부한 교육도시로 완성해 대구시민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 이번 교육감 선거과정이 대구교육의 대전환을 위한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대구시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