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revenge spending)란 원래 배우자에게 과소비로 보복하기 위해 사치품 등을 흥청망청 사들이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근래 와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적 상황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하듯이 분출하는 현상을 두고 일컫는 말로 바뀌었다.
일부 학자들은 강압적으로 소비를 억제한 적도 없는데 보복이란 표현은 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일부서는 보복보다는 보상이 적절한 표현이라 주장도 한다.
이유야 어찌됐던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사실상 해제되면서 우리 주변에는 보복소비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백화점의 매출이 거리두기 해제 직전보다 2∼3배 가량 늘고 전국의 관광지나 놀이공원, 호텔 등에는 보복소비를 하려는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코로나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자영업자들은 모처럼 살아난 경기에 살맛이 난다. 소비는 경제활동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소비가 제때 이뤄져야 생산과 분배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도 가능하다. 또 소비가 진작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2년여 만에 나타난 폭발적 소비현상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코로나19가 어떻게 심술을 부릴지 알 수 없어 걱정스러운 면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우리 경제에 보복소비가 경기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기대도 거나 아직은 의문이다. 일본은 예상했던 보복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경제에 나타난 보복소비가 경제회복의 단초가 되길 기대해 본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