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높은 투표율을 두고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진영에 유리했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체로 투표율에서 진보성향의 호남지역이 높게 나온 반면, 보수정서가 강한 영남지역이 낮게 나오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측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측은 긴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야 모두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부동층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정치적 메시지도 담고 있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투표율과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함수관계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지역별 투표율만 놓고 보면, 호남지역의 높은 투표율이 진보진영의 강한 결집력 결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사전투표일 바로 전날 성사된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로도 볼 수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2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높은 투표율의 한 요인이다. 유권자들이 사람이 몰리는 본투표일 보다는 거주지에 상관없이 이틀간 투표를 할 수 있는 사전투표를 택했을 가능성도 크다. 여야 유력후보들도 사전투표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남은 이틀간의 선거운동에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이번 사전선거에서도 부정선거 논란이 발생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에서 선거관리 부실로 대혼란이 발생해 투표 마감이 4시간이나 지연된 것이다. 정치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본선거 이틀을 남겨둔 현재의 대선 판세는 여전히 살얼음 승부전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개표 결과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면,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선관위는 혼란의 원인을 국민에게 상세하게 공개하고, 9일 본선거 때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