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창면 산불 2차례 재발화<br/>5일째 이어지며 피해확산 우려<br/>앞서 합천·고령, 영덕서도 화재<br/>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급 가뭄<br/>“작은 불씨 큰 불로 이어져 주의”
대구·경북의 역대급 ‘겨울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인한 산불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발생한 산불은 첫 화재 이후 2차례나 재발화가 되며 5일째 이어지고 있어 피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9시 2분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주암산 9부능선에서 첫 산불이 났고, 이는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소방 차량 23대, 인원 459명, 헬기 11대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 중이지만 일몰이 되면 헬기의 경우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투입된 인력으로만 진화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불이 난 지점이 해발고도가 높은 산 정상 인근이다보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화작업에 참여한 달성군 공무원 이승호씨는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로 산길이 험한 곳에 불이 나 진화작업이 더딜 수 밖에 없다”며 “날씨가 건조해서 그런지 불길이 쉽게 안잡히고, 산길에 낙엽들이 너무 미끄러워 몇 번을 미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합천·고령 산림 675㏊가 소실되고, 지난 달에는 영덕 산림 400㏊가 소실되는 등 대형 산림 피해가 있었다.
이런 대형 산불의 원인은 겨우내 이어진 건조한 날씨 탓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겨울 가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364건이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에 발생한 화재 299건보다 21.7% 증가한 수치이다. 이달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수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건조한 날씨의 경우 대구 지역은 1907년 기상관측이 이뤄진 이래 가장 긴 가뭄을 기록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비가 온 이후 지난달 26일 비가 오기까지 대구에선 75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지난 1월에는 건조주의보가 15일 동안 이어졌고, 2월에는 건조주의보와 건조경보는 각각 19일, 7일씩 발효됐다. 건조주의보는 이틀 이상 실효습도가 35% 이하일 경우, 건조경보는 같은 기간 실효습도가 25% 이하일 경우 발효된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해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