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br/>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서<br/> 탈북 천재 수학자 이학성役 열연<br/> 크랭크업 2년만에 내달 9일 개봉<br/>“학원 넘어선 세상이야기 드라마”
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촬영을 마친 지 2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이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드라마다.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했지만, 수학이 입시 수단으로만 쓰이는 남한의 현실에 실망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은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고등학생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 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학성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은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먼저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며 “그 영화를 볼 때마다 많은 학원 드라마가 있지만, 학원에 국한되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를 우리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만나게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이학성에 대해 “학문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고 철학이 공고하지만,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억압 속에 학자로서 나래를 펼치지 못하고 탈출했는데 남한에서도 지향하는 학문을 펼칠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련을 거듭하는 능력자의 모습을 많이 고민했는데 천재의 마음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안타까움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며 “그 아픔을 표현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딱딱한 수학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수학을 매개로 이어진 인연들의 따뜻한 이야기”라며 “힘들고 지친 시대를 살면서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동훈 감독은 “관객으로서 ‘해피엔드’의 짧은 장면과 대사를 기억할 정도로 1990년대부터 배우 최민식의 ‘찐팬’이었고, 연출자로서 최민식이 경비복을 입고 수학을 설파하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흥분됐다”고 했다.
박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예의 바른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한 아이가 있는데 어른이 아이를 다그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존중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어른도 자기의 의견을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반듯함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연출을 맡게 됐습니다.”
영화에는 이학성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한지우에게 원주율 파이(π)에 음을 붙여 만든 ‘파이송’으로 수학의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박 감독은 “수학이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수학적 쾌감과 음악적 쾌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히 자문했고, 현장에도 수학 전문가가 상주했다”면서도 “수학에 대한 영화라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수포자’ 감독이 만들었으니 안심하고 오셔도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지우 역은 드라마 ‘비밀의 숲’ 2로 얼굴을 알린 신예 김동휘가 맡았다. 지우의 담임이자 수학 교사 김근호 역의 박병은, 이학성의 유일한 지원자인 새터민 지원본부 안기철 역의 박해준, 지우의 친구 보람 역의 조윤서 등이 함께했다. 영화는 다음 달 9일 개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