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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등록일 2022-02-14 19:50 게재일 2022-02-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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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환

들바람

푸른 도화지에

인주 자국 남겼다

 

두 점

색 고운

자국

 

그 옆에

눈치 보며 앉아 있는

까치

 

하늘 도화지에

낙관

두 개.

 

절제된 발언 뒤에 흐트러짐 없는 여백이 자리 잡고 있는 시다. 단정한 여백은 쌓인 흰 눈을 볼 때 느끼는 깨끗함을 독자에게 느끼게 해준다. 투명해 보이기까지 하는 여백의 깨끗함은 사심을 버리는 마음의 훈련, 사사로움 없는 시선을 유지하려는 시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이 되기’를 통해 그러한 시선은 획득될 수 있다. 현현하는 세계에 대해 새로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며 전 존재가 뒤흔들리는 체험으로 이끌 수 있는 아이의 순진무구한 시선 말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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