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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 정신

등록일 2022-02-06 19:16 게재일 2022-0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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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리라는 말이 있다. 전라도 지방의 방언으로 절미(節米)란 뜻이다. 경상도에서는 종도리라고도 부른다. 아낙네들이 밥을 준비할 때 쌀이나 보리를 한줌 씩 덜어 항아리에 담아두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부엌의 한쪽에다 좀도리 항아리를 놓아둔다.

좀도리 항아리에 어느 정도 곡식이 쌓이면 제사를 지낼 때나 집안에 갑자기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이를 꺼내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에 내다 팔아 딸아이의 꽃신발이나 양말을 사기도 하고 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썼다. 식량이 넉넉하지 못했던 옛 시절 우리의 주부들은 이런 방법으로 근검절약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또 이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전해져 왔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시(匙)는 숟가락이고 반(飯)은 밥이다. 열 사람이 자기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씩 덜어 다른 사람을 위해 밥 한 그릇을 만든다는 사자성어다.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다수가 힘을 모은다는 뜻으로 쓰인다.

과거 조선시대 향약은 마을 단위의 자치규약이다. 이 규약에는 마을주민이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자고 한 약속을 담아 두었다. 나라의 개입 없이 주민들 스스로가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상부상조 정신을 담은 규약인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 시작한 이웃돕기 성금이 1월 말로서 초과 달성했다. 법인보다는 개인이 더 많은 이웃돕기 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대구는 112억원, 경북은 169억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이웃돕기 성금 모금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불경기를 뚫고 목표달성을 무난히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 지역민들의 상부상조 정신이 빛나 보이는 결과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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