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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의 붕괴

등록일 2022-02-03 18:31 게재일 2022-02-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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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은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에 중간 정도의 부를 가진 집단이다. 먹고사는 걱정은 안 하지만 부자라고 보기에는 어렵게 느껴지는 계층이다.

과거 직장인 상대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중산층을 부채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자, 월급여 500만원 이상, 자동차 2천cc급 중형차 소유, 예금 1억원 이상 소유자 등을 기준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OECD는 중산층의 기준을 소득 중간값의 75∼150% 소득계층을 말하고 있다. 중위소득의 75% 미만은 빈곤층, 150%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본다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중산층을 소득보다는 생활방식이나 태도를 판단 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 사람은 외국어 하나쯤은 구사할 줄 알아야 하고 영국 사람은 불의와 불법에 대처하는 정의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또 미국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정의감이 중산층 분류 기준에 포함된다.

지난해 대선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중산층 경제론을 내세운 바 있다. 중산층이 두터워야 국가 경제도 튼튼하다는 뜻이다. 중산층은 나라마다 기준은 다르나 국가 경제의 허리라는 데는 생각이 같다.

최근 통계청이 밝힌 2021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사람의 91%가 본인은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상당한 수준의 소득이 있으면서도 대다수가 상류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근로소득과 지산소득 간 격차가 커진 것에 따른 인식의 변화로 풀이되고 있다. 집이 없는 무주택자는 소득이 많아도 자신을 상류층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 폭등이 낳은 또다른 사회적 부작용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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