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는 5일이다. 국민의 일상생활과 각종 여가활동을 계획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하는 달력 제작 기준인 ‘월력요항’을 보면 일요일 52일에 국경일, 설날 등 공휴일 19일을 합하여 71일이 휴일인데, 올해는 석가탄신일, 추석, 한글날, 성탄절 등이 일요일과 겹쳐져 그 4일을 빼면 67일이나 된다.
여기에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전체 휴일 118일 중에서 가장 긴 연휴이고 여기에다 유급 휴가를 잘 쓰면 최장 9일간을 쉴 수가 있다고 한다. 대체공휴일 때문이다.
공휴일이 토·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대체공휴일을 지정할 수 있는 제도이며 설·추석날 전·후와 어린이날 등 7일만 적용되었으나 2021년 8월15일부터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 4일이 추가되어 11일로 늘어났다. 그래서 일 년 중 1/3쯤 쉬게 되는데 올해는 3일 이상 연이어 쉬는 날들이 6번이나 있다.
우리에게 휴일의 의미는 바쁜 직무와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쉬는 날이었고, 토요일도 조기 퇴근도 없이 살아온 지난날에 비하면 토요일 휴무제가 있고 최저임금 탓인지 퇴근 시간이면 칼같이 직장을 빠져나오고 야간근무도 거의 없어진 듯한 지금, 쉬는 것은 그냥 일상이 된 듯하다.
우리의 전통명절에는 설날, 정월 대보름, 단오, 칠석, 추석이 있어 피곤한 삶의 중간중간에 가족과 이웃, 지인들과 따뜻한 정을 느끼고 민족의 하나 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점점 희미해져 가는 현실에서 고유한 풍속들의 가치를 잊고 명절 휴일의 의미는 그냥 ‘논다’는 것이 아닐까?
올해 가장 길다는 이번 설 연휴도 마음 느긋이 가족들과 어울려 행복을 느껴보는 것이 좋겠지만 벌써 2년째 법석을 떨고 있는 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 사태로 불안한 마음에 진정한 명절 휴일을 느껴보기 힘들 것 같다. 갑자기 8천 명대를 넘어 여태껏 기록을 경신하더니 이제 1만 명 선을 넘었다.
설 연휴 비상사태를 염려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특별방역대책을 세우고 선별진료소를 증설하고 강화된 시민 행동수칙을 알리고 있다. 귀향하기 전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가능한 방문을 자제하며 거리 두기 등으로 모임 자체를 줄이라고 한다. 차례도 소규모 가족으로 지내고 온라인 성묘를 권하며 어른들에게는 비대면 세배를 드리란다. 귀향 때 개인차량 운행 시 고속도로휴게소도 가능한 패스하라고 한다.
이러한 연휴에 택배노조의 투쟁으로 배송 대란이 우려되고 그에 따른 배송지연과 파손, 훼손, 분실 등의 피해도 염려된다.
물류뿐만 아니라 통신 서비스 문제를 걱정한 통신3사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설의 집중관리 체제를 점검 보완하여 통신 인프라의 품질향상에 힘을 쏟고, 자가용 운행 증가에 따른 고속도로 정체 구간의 트래픽에 대한 대책도 강구하며 비대면 가족 모임을 돕기 위해 무료 영상통화를 제안했다니 고맙다. 또 설 연휴 기간 중 택배 선물과 안부 인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위험도 우려된다고 한다.
명절을 명절 같이 보내지 못하는 요즈음의 세상, 참된 시민질서의식을 발휘하여 질병의 큰 파도를 넘어 밝은 우리의 명절을 즐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