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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후보 선택 기준을 점검한다

등록일 2022-01-16 19:58 게재일 2022-01-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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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올 3월 9일 대선이 이제 50일밖에 남지 남았다.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등락을 반복하다 오차 범위 내 접전을 이루고 있다.

과거 어느 대선보다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여 선거판이 어지럽고 혼탁하다.

여야 선대위는 물론 후보까지 오직 득표에만 혈안이 되어 상대를 비난하는 정황이다. 나라의 장래는 뒤로 두고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인기 영합 전술까지 횡행하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끄러운 인신비방과 폭로 전술이 줄을 잇고 있다.

선거에서의 후보 선택 기준은 그 나라 국민의 의식 수준이며, 정치의 수준이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나라의 장래를 맡길 유능한 후보의 선택기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대선 후보의 공약과 정책, 구도와 프레임, 인물 평가 시 유권자들이 유의해야 할 후보 선택기준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유권자들은 후보의 선택기준으로 공약이나 정책의 실천가능성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20대 대선이 중반전으로 넘어 올수록 오직 득표만을 위한 후보의 선심성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인기를 끌려는 포퓰리즘적 공약이 경쟁적으로 남발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은 철회했지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 100만원 지급, 탈모 치료제까지 건강 보험으로 지원한다는 공약을 발표하였다.

윤석열 후보는 이에 뒤질세라 군인병사 봉급 월 200만원, 산모에게 월 100만원 1년간 지원한다는 공약까지 발표하였다.

생활 밀착형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는 현금 살포 식 공약은 모두가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공약이다. 재원 마련이나 나라의 곳간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인기 영합적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국리민복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 비전은 보이지 않고 달콤한 득표 공약만 발표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은 이러한 인기 영합적 공약을 분별하는 혜안부터 지녀야 할 것이다.

둘째,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아군과 적군이라는 진영 프레임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번 선거 역시 종래의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의 진영 대결이 과열되고 있다. 사실 이 나라 정치에서 이미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대결은 종결되어야 할 논리이다. 반독재 민주화 과정에서 등장했던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프레임 전쟁은 이제 허구일 뿐이다. 그러한데도 여야의 진영논리라는 악의적 정쟁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진영 프레임은 유권자와 시민 사회, 심지어 언론까지 편을 갈라 상호 네거티브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선거판에서는 자기편은 항상 선이고 상대편은 악이라는 적대적 전선이 형성될 뿐이다.

그 결과 양측은 선거 패배이후에도 대선의 결과에 승복치 않고 차기 선거까지 전투 준비에 열중하는 악순환이 반복한다. 우리의 언론부터 유권자들이 진영 프레임의 늪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 자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유권자의 후보 선택의 최종기준은 후보의 인물 됨됨이를 종합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후보의 공약뿐 아니라 공직자로서 그의 업적, 공약의 실천의지, 도덕적 품성까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편향되지 않고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을 거친 경기 지사 출신이고, 윤석열 후보는 검찰 총장 출신이다. 두 사람 공히 율사 출신이면서도 여의도의 국회의원 경력은 없다. 이 점이 이들의 단점이면서도 이 나라 정치개혁을 위한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공직자로써 두 분 다 재직 시 상당한 공(功)과 함께 과(過)도 남겨 두었다. 대장동 특혜의혹과 검찰의 고발 사주의혹은 그들의 과거 행적이 초래한 부메랑이다. 설 전 개최될 양자의 대선 후보 토론은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유권자들은 편견을 갖지 않고 객관적으로 후보의 인물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경제적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에 진입해 있다. 우리의 영화, 노래, 음식 등 한류라는 문화 콘텐츠는 문화 강국으로 발돋음 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의 정치는 아직도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국민 절대다수가 존경하는 대통령 한명을 모시지 못한 불행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건국 대통령마저 하와이 망명지에서 사망하였고, 불행히도 자살한 대통령도 있었고 전직 대통령 네 명이 재직 시의 비리로 감옥살이를 하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우리의 국격에 걸 맞는 대통령이라도 선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여야 유력 후보는 이미 도덕성에서 상당한 흠결이 드러나 있다. 어느 때보다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는 차선의 후보라도 선출해야 한다. 우리가 존경받는 대통령은 아닐지라도 유능한 대통령이라도 선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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