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네덜란드 한 식물학자가 큰달맞이꽃에서 별종의 돌연변이를 발견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지속 발전되어 왔다. 과학자들은 돌연변이는 생명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 말한다. 지구상의 진화하는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변이를 시도한다는 뜻이다.
사막에 사는 검은쥐가 흰쥐로 바뀌게 된 것도 큰 새에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한 자연적 변이 현상이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은 번식을 유지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도태하기 마련이다.
미세한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백신이란 물질에 살아남기 위해 변이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달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오스만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백신이 불평등하게 공유되는 한 더 많은 변이가 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이 주요 국가에게만 집중되는 백신 독점주의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그럼에도 지구촌은 여전히 코로나 백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모순에 빠져 있다.
주요 20개국이 89%의 백신을 독점하고 있으며 오미크론 등장으로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선진국의 백신 독점은 더 심화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보츠와나와 남아공의 백신 접종률은 20% 안팎이다. 나이지리아나 에티오피아 등은 아직 1%대에 머물고 있다.
빈곤국의 백신 대란을 방치하고는 코로나 대유행을 잡을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에는 지구촌 공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옆집 불을 꺼야 우리 집 불도 막을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 모두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