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북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한 생태환경음악회가 서울과 안동에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인 ‘리움챔버오케스트라’는 16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생태환경음악회 ‘쇠제비갈매기의 꿈’을 개최한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는 공연은 멸종 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를 소재로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안동호 수상 공연과 지난 7월 서울 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공연은 KBS교향악단 수석연주가 출신인 트럼페터 안희찬씨가 지휘를 맡아, 1부에는 쇠제비갈매기를 위한 다양한 창작곡이 연주되고, 2부에는 베토벤의 교항곡 제6번 ‘전원’과 비발디의 ‘사계 제2악장’에 가사를 붙여 만든 ‘겨울의 마음(작시 이원필)’이 소개된다.
스트라드뮤직 관계자는 “안동호에 인공섬 조성 등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범 사례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멸종위기 생물 보호와 기후 위기의 대응에 더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쇠제비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에 속하는 제비를 닮은 갈매기다. 갈매기 종류 중 크기가 가장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4월에서 7월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번식을 하고 8월에서 9월 호주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 둥지를 트는 습성 때문에 천적과 환경 변화에 민감해 학계에선 해양 생태환경 변화의 깃대종(種)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때 국내 쇠제비갈매기의 최대 서식지는 부산 을숙도와 신자도 등 낙동강 하구였다. 그러나 해안 인근의 건설 사업과 백사장 유실, 천적 침입 등으로 자취를 감췄고 2013년 처음으로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서 목격됐다.
이들이 매년 찾아 새 생명을 탄생시킨 안동호 모래섬은 수위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짐을 반복한다고 해서 제주도 남쪽 이어도처럼 ‘안동호의 이어도’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안동호 수위 상승으로 서식지가 물에 잠기는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자 안동시는 2019년 3월 새들을 위한 임시 인공섬을 만들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영구적인 인공모래섬을 설치했다.
환경부도 개체수를 늘이기 위해 지난 11월 추가 인공섬을 조성해 서식지 총 면적은 기존의 2배인 2천㎡로 늘어났다.
인공모래섬 조성은 새들이 서식하는데 큰 힘이 됐다. 지난해 4월 다시 돌아온 쇠제비갈매기는 인공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웠다. 당시 새끼 70여 마리가 성체(成體)로 자란 뒤 호주 등지로 떠났다.
사람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었던 새들이 이젠 사람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은 것이다.
/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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