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표된 여러 통계 중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커피전문점 증가다. 동네 곳곳에서 마주치는 커피점을 볼 때마다 많이 늘었을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까 싶다.
올 11월까지 전국에 커피점은 1만4천800개가 늘었다. 작년 한해 1만4천개 기록을 벌써 넘었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1만6천개의 커피점이 더 생길 것 같다고 한다. 꼽아보니 하루 44개 커피점이 새로 생겨나고 있는 꼴이다.
커피는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 일부 상류층 중심으로 번지기 시작한 음료다.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황제는 커피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는 커피를 가배, 가비라 불렀고 서양에서 들어온 탕이라 하여 양탕(洋湯)이라고도 불렀다.
본격적으로 커피가 대중화된 시기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미군이 주둔하면서부터다. 이제 우리나라는 커피 소비 세계 3위 국까지 올라섰다. 전세계인이 즐겨 찾는 기호품이라고 하지만 한국인의 커피 사랑만큼 특별한 나라도 없을 것 같다. 미국에서 시작한 스타벅스가 한국에 온 지 22년만에 1천300개 점포를 확장했고, 작년기준 매출액이 1조9천억원이라 한다.
스타벅스 말고도 글로벌 브랜드들이 호시탐탐 한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인 한 사람이 커피점에서 쓰는 비용이 연간 11만8천원 정도 된다고 하니 눈독 들일만 한 시장이다. 한때 커피는 유해론도 있었으나 지금은 적당한 섭취는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에 오히려 좋다는 설이 더 많다.
한국인이 한끼 식사값과 맞먹는 커피를 즐겨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은 없다. 그러나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커피는 한국인의 대중속으로 스며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