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최고의 친환경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를 추구하면서 정작 충전소 인프라 투자에는 매우 인색했다는 국회 자료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의원(국민의 힘)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대구에 등록된 전기자동차는 모두 1만3천974대이나 급속충전기는 677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급속충전기 1대가 감당해야 하는 전기차 수는 20.64대로 전국 평균(13.48대)보다도 크게 뒤떨어졌다. 대구시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경기, 서울, 제주에 이어 전국 4위다. 급속충전기는 17개 광역지자체 중 꼴찌권인 15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지역산업 구조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일찍부터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쪽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그 일환으로 전기차 선도도시를 추구했으며 그 결과 2020년에는 전기차 선도도시로 국가브랜드 대상을 3년 연속 받기도 했다. 또 세계 전기자동차협회가 전기자동차산업 발전에 공헌이 큰 도시에 주는 전기차 모범 도시상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표해 받는 영광도 안았다.
대구시는 2016년 전기차 200대 보급을 시작으로 1년만인 2017년 10배 수준인 2천127대를 보급했고, 2019년에는 누적 1만대를 돌파했다. 특별광역시 중 인구수 대비 전기자동차 등록비율 전국 1위를 했다. 이에 발맞춰 대구시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50만대를 보급하고 지역내 등록차량의 50%까지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전기차와 동시에 확장해야 할 급속충전 시설은 등한시했다. 결과적으로 대구시 정책을 믿고 전기차를 구입한 시민들만 불편하게 된 꼴이 됐다. 전기차 선도도시로서 대구시의 이미지 관리에도 나쁘다. 대구시는 완속충전가를 포함하면 대구의 충전기 인프라가 나쁘지 않다고 하나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말이다. 바쁜 세상이다. 급속충전기로 교체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대구시가 전기차 선도도시를 유지하려면 전기차 보급뿐만 아니라 충전기 인프라 등 모든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양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대구에는 61대의 수소차가 등록돼 있으나 수소차 충전소는 겨우 2곳뿐이라 한다. 친환경도시와 산업구조 전환을 바란다면 대구시의 분발이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