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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구조소

등록일 2021-10-20 19:47 게재일 2021-10-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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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배의 침몰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해안 지역에 보잘 것 없는 인명구조소가 있었다. 몇 밖에 없는 구조원들은 밤낮으로 쉴 새 없이 자신들의 몸을 돌보지 않고 구조활동을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건졌다. 세월이 흐르고 이들이 구조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후원회를 조직하고 후원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후원자들을 관리하고 친목하는 일이 구조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되었다. 급기야 구조소는 후원회원들의 친목회관으로 전락하게 되고 구조소는 그 본래적 목적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뜻있는 사람이 다시 구조소 본래적 사명으로 돌아가 구조만을 위한 새로운 구조소를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건지게 되었고 생명을 구조 받은 이들은 이 구조소의 후원자가 되었다. 세월이 흐르자 이 구조소 역시 회원들의 친목회관으로 전락하였다. 이런 일은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었다. 웨델의 ‘인명구조소’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세 명의 기독교인이 나오는데 모두가 다 기독교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부정적 내용으로 채워졌다. 80∼90년대 이전의 기독교 대중문화는 영화 ‘낮은 대로 임하소서’와 ‘사랑의 원자탄’ 등에서 보듯 대중들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의 기독교는 대중문화 속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교회학자는 한국교회가 양적인 성장을 통해 물질주의신앙에 빠지면서 본래적 사명을 잃어버린 겉만 화려한 무덤교회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야웨신앙에서 가장 경계했던 신앙은 바알종교였다. 바알종교는 농업이 주 산업이었던 당시에 노동력의 확보를 위한 다산과 농사와 축산을 풍요롭게 하는 부의 신이었다. 이스라엘은 이 바알종교를 함께 섬기는 혼합신앙에 급속히 빠져 들었고 점차적으로 물질만능과 물질풍요만을 쫓는 신앙이 되어 버렸다. 엘리야는 천박한 물질자본주의 바알종교를 개혁하기 위하여 목숨을 건 대결을 벌여 공의와 도덕과 자비와 믿음을 상실한 이스라엘을 고발하고 본래의 신앙으로 돌아갈 것을 호소했다.

한국교회의 첫 시작은 비록 보잘것없는 오두막집에서 시작했으나 인명구조를 위한 본래적 사명에 충실하였다. 하지만 오늘의 교회는 양적성장과 함께 바알종교화 되어 구조소라기 보다 회원들의 친목회관으로 변질되고 우리 사회 역시 바알종교에 물들어 버렸다. 무엇이든 확장되고 비대해지면 본질을 잃고 변질되기 쉽다는 것을 잊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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