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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

등록일 2021-10-13 19:46 게재일 2021-10-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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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용어의 기원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융거가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베스트셀러 ‘퍼펙트 스톰’에서 출발했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걸 보고 ‘완전한 폭풍’이라 이름지었다. 원래 기상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가치 하락과 유가 및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면서 경제용어로 진화했다.

최근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부채 급증과 부실 확대 우려 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력난은 반도체,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 부품 등의 글로벌 공급망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발생한 폭우와 산사태로 탄광의 석탄 생산이 중단되고, 인도의 전력난 우려까지 가세했다. 국제 유가 역시 계속 오르고 있어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발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과 소비 위축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까지 더해져 경기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약세고, 원화 가격도 약세다. 퍼펙트 스톰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힘써야 할 때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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