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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메달

등록일 2021-08-12 18:43 게재일 2021-08-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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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노관중으로 치루어진 도쿄 올림픽에서 아주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었다.

한국은 금년에 메달 수로 10위안에 들지 못하면서 최근 올림픽 성적으로는 저조한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하지만 아름다운 노메달에 대한 찬사들이 많아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우선 여자 배구다. 여자 배구는 선수 모두 혼신의 투혼을 발휘하여 4강에 들었으나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4강까지 가는 길에 숙적인 일본, 터키를 이기면서 아주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메달을 못딴 것에 대해서 팬들은 원망하지 않고 공항에 도착한 선수들을 따듯하게 환영해 주었고 주장인 김연경 선수는 갈채를 받았다. 최선을 다한 그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이다. 높이뛰기 최상혁 선수도 한국 신기록을 세우면서도 4위에 머물어 노메달이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항상 웃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었다.

남자 다이빙의 우하람을 또 빼놓을 수가 없다. 한국 신기록을 세우면서 선전했던 그는 비록 4위에 그쳤지만 멋진 모습이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수영의 자유형 황선우 선수 역시 아름다운 노메달이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한국 신기록,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면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거의 반세기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보였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무명의 한국 선수가 츨전하여 선전하는 모습에 깜짝 놀라는 모습들이 보였다.

올림픽 하면 우리는 항상 금메달 중심으로만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진정 메달의 색깔을 뛰어넘어서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쏟는지의 그 과정을 귀하게 보는 게 더 아름답다고 본다. 럭비는 12등, 꼴찌를 하였지만 첫 출전에서 많은 이들의 격려와 찬사를 받았다.

이제 우리 국민도 성숙한 올림픽 문화를 배워야 한다. 일등지상주의를 벗어나서 그 노력의 과정이 아름답게 평가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되어야 한다.

메달을 따지 못하고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선수들이나 팀들을 비난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왔다. 그러나 가장 문제의 본질은 메달을 따지 못하였어도 그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였었는가, 그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대한 평가가 본질이라고 본다.

비록 메달을 땄어도 아름답지 않을 수가 있고 메달을 따지 못하였어도 아름다울 수가 있는 것이다. 야구 등 일부 선수들에 대한 악플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에 대한 박수갈채는 이번 올림픽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 전체로 번져나갔으면 한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물론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칭찬, 격려, 이러한 것들이 사회를 건전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네거티브 선전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간에 정책으로 승부하고 서로간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래본다. 팬데믹 속에서 치뤄진 도쿄 올림픽은 노메달의 아름다움이 빛난 올림픽으로 큰 의미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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