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윤석열과 최재형의 정치실험

등록일 2021-08-11 20:02 게재일 2021-08-12 18면
스크랩버튼
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문재인 정부 핵심 사정기관 책임자였던 두 분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개혁과 조국 교수 일가 수사 과정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탈 원전관련 감사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 모두 임기 중 공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였다. 이들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중 1, 2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다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 초년생이며 정치 신인인 셈이다. 과거 정치 경험이 없는 이회창, 고건, 반기문 등도 대권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들은 과연 대권 도전의 정치실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두 분의 정치 행보에는 우선 유사점이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관료 출신이면서도 몸 담았던 문 정권을 강력히 비판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점이다. 이들의 대권 도전을 열렬히 환영하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공직자의 책임을 버린 배신자라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의 지지 기반은 대체적으로 문재인 정권에 불만이 누적된 야당 지지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에 대한 지지는 기존 야당 후보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들의 지지율은 계속 유지될 것인가 일부의 관측처럼 폭락할 것인가.

두 후보의 출신 배경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윤 후보의 부친은 대학 교수, 최재형 후보는 전쟁 영웅 대령 가정 출신이다. 두 사람 다 남이 부러워하는 소위 금수저 출신이다. 이들은 검사와 판사 시절부터 원칙과 소신이라는 강직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들의 출신 배경은 앞으로 상대할 여권 유력 후보들과는 대조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화전민에다 소년공 출신으로 독학하여 성공했고, 이낙연 후보 역시 빈농의 언론인 출신이다.

정치 신인인 두 후보는 정부에 대립각을 세워 비판하고, 정권 교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치 신인인 이들은 기성 야당 정치인들에 비해 신선감은 준다. 그러나 자신들이 구상하는 확고한 정책비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잦은 말실수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120시간 노동시간 발언에서부터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발언까지 연일 구설수에 올라 있다. 최재형 후보 역시 출마 기자회견에서 산업 규제법이나 대북 정책 현안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하고 사과만 했다. 대선후보의 잦은 말실수나 무지는 후보의 이미지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후보 자질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있을까.

현재 국민의힘 경선에는 13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선이 시작되면 두 분은 초반부터 후발 후보들의 공격 타깃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현재처럼 현저할 때는 갈등이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정치 초년생인 이들이 후보 검증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는 의문이다. 당내에서부터 후보들 간의 송곳 검증이 예상되고 있다. 대선 후보 윤석열과 최재형은 이제 오월동주 신세가 되었다. 윤석열의 ‘타이슨 식’ 정치와 최재형의 ‘선비 형’ 정치는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시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