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대선 예비 후보 등록을 시작하고, 여당은 경선 컷오프에서 후보 6명만 확정했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한때 고공 행진한 적이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퇴임 전에도 이미 대선 후보로 확정된 셈이다. 그에 대한 지지율이나 적합 도는 50%를 넘어 타 후보를 압도했다. 그는 지난 3월 3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6월 29일 정치 선언 후 예비후보로 등록까지 했다. 대선 후보 지지도 부동의 1위였던 윤석열의 지지율은 지난주 처음으로 20%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어느 조사에서는 이재명, 이낙연 양자 대결구도에서도 밀리기도 했다.
여론은 수시로 변하지만 그의 지지율이 추락한 것은 사실이다. 고공행진을 하던 그의 지지율이 급락한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윤 후보의 어정쩡한 정치적 행보가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아직도 자신의 확고한 둥지를 선택하지 못했다. 그는 국민의 힘 입당을 미루고 당 밖 제3지대에서 외곽전을 벌이고 있다. 여전히 ‘나의 길’을 고집하다 최재형에게 입당의 선수마저 빼앗겨 버렸다. 한국 정치처럼 진영 간의 깊은 골에서 좌고우면하다 입당 기회를 실기한 듯하다. 선택의 딜레마 상황은 양측으로부터 동시 비난 가능성이 높다.
둘째, 그가 문재인 정부의 독단성만 강조하다 정작 그 자신의 정책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 노출을 위해 정부 정책의 대척점을 찾아다녔다. 탈 원전에 반감을 가진 서울대 원자력 교수실 방문에 이어 카이스트 대학원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전 국립묘지 천안함 희생자 묘역을 찾아 안보의 맹점을 부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그늘지고 응어리진 취약 지점은 찾았지만 그 자신의 정책 비전은 분명히 제시하지 못했다. 정치 신인 윤석열 다운 정책 비전이 분명하지 않을 때 그에 대한 지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셋째, 그의 지지율 하락에는 가족의 비리 의혹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장모 최씨는 요양병원 부당 지원금 수령 의혹으로 3년 구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처에 대한 줄리 의혹과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은 윤 후보의 ‘공정과 법치’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다. 물론 법리적으로는 결혼 전 일이라 본인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아직 가족 관련 6개의 의혹 사건이 남은 상황은 그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판치는 한국 대선 풍토에서 가족의 비리 의혹은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의 야당 입당 유보, 정책비전의 부재, 가족 비리 의혹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선거에서 대결 구도, 정책, 인물이라는 3요소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한다. 구도 면에서 그는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확고한 둥지는 마련치 못했다. 유권자의 표심을 끌기 위한 정권교체는 강조하지만 정책적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인물은 결국 후보의 이미지인데 그의 공정한 포청천 이미지는 가족비리 의혹으로 상쇄되고 있다. 그는 산토끼 여러 마리를 잡으려다 확보한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