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은 최근 3개월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모든 생필품 가격도 경쟁하듯 오르고 있다. 전기료와 TV시청료 등 공공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서민들의 물가에 대한 스트레스는 심각한 상황이다.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던 휘발유 값은 어느새 L당 1천600원대를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국내 석유 제품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2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1원 오른 1천628.1원/L로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증산(增産)에 대한 주요 산유국 간 갈등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이 수요에 못 미쳤던 계란을 비롯해 양념류와 고추·마늘 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2.6% 상승했다. 1991년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파 가격은 156.6% 폭등했고 사과·배·마늘·달걀·고춧가루 등도 30∼50%대까지 급등했다. 라면값도 곧 10%이상 오른다.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물가폭등은 사회불안을 낳기 마련이다. 국민은 현재 주택가격과 소비자물가 상승에 혀를 내두르고 있지만, 집권층은 이에 대해 너무나 무감각한 것 같다. 소비자가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가면 당장 인플레이션 조짐을 느낄 수 있는데 집권층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지난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에 출석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집권여당은 이를 강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아마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추가경정예산안이 이번 주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마당에 집권당이 최대 37조원에 이르는 돈을 더 풀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난상황이라고 하지만 정부재정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용돼야 한다. 지금부터는 한국은행이 존립 목적인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