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간격 2회 접종 모더나 백신<br/>일부 5개월 간격으로 예약 잡혀<br/>질병청 “의료기관에 확인하라”<br/>명확한 답 없어 시민 불만 고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예약 시스템의 혼선이 빈번하게 발생해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들은 백신접종 예약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여전히 ‘우왕좌왕’하며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한 대처를 보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에 사는 김모(57)씨는 지난 12일 새벽 가까스로 모더나 백신 접종 사전 예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김씨는 오는 27일로 예약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맞아야 할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질병관리청 백신예약사이트를 통해 예약했고 1차 접종 일은 오는 7월 27일, 2차 접종 날짜는 2022년 1월 5일로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1차와 2차 모두 예약된 백신은 모더나였다.
4주(28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 특성을 고려하면 김씨의 2차 접종일자는 다음 달 24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김씨의 2차 접종 일이 오는 8월 24일보다 무려 5개월이나 늦춰진 상황. 애초 모더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승인 당시 4주 간격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허가받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그는 질병관리청에 “왜 이렇게 통보했는지 궁금하다”며 문의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신청의료기관에 확인해 보라”는 무책임한 답변뿐이었다.
그는 곧바로 병원 측에 연락해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너무 긴 것 같다”며 바로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우리는 질병관리청의 통보대로만 접종할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의 한 관계자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이런 문의가 10여 건 이상 접수됐다”며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일자를 정하는데 일자가 저렇게 미뤄지는 걸 보면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렵게 백신접종 예약을 잡았지만 2차 접종일 부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자 1차 접종을 해야 할지 여부를 두고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그는 “1차라도 먼저 맞아야 할 것인지, 기다려야 하는지 등 불안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오류가 난 것 같은데 당국이 인지를 못하는 아니냐”고 힐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스템상에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7월 14일 질병관리청에서 ‘모더나 예약 완료 후 일괄적으로 예약 일정을 원래 간격으로 접종 가능하도록 조만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