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신 1차 접종자·완료자 실외 공간 한해 인센티브 제공<br/> 시행 첫 주말 무더운 날씨에도 대다수 시민 착용 유지 모습 보여<br/>“백신 맞은 사람도 걸릴 수 있다는데 서로 조심하는게 좋겠죠?”
“오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당연히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같아요.”
지난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야외 노마스크’를 포함한 ‘백신 인센티브’가 시행됐지만, 일상생활에 녹아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백신 1차 접종자 및 접종 완료자에 대해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지자체별 별도 제한이 없다면 서울의 강남역처럼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도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백신 접종자는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에서도 제외된다.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났다면 다중이용시설 중 실외의 경우 인원 산정에서 빠진다. 백신별로 정해진 횟수를 다 맞고 2주가 지난 접종 완료자는 실내·외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인원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렇듯 정부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시작했으나 정작 시민 대다수는 마스크를 탈착할 생각이 없었다.
실제로 시행 첫 주말인 4일 오후 포항시 북구 신흥동 중앙상가를 오가는 시민들은 백신 인센티브 시행 이전과 다름없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포항의 낮 최고기온이 32℃로 마스크를 벗고 싶은 생각이 들법 했지만 시민들은 더위를 애써 참으며 마스크를 단단히 챙겨쓰고 여가시간을 보냈다.
약 1시간 동안 중앙상가 곳곳을 누빈 결과 시민 수백명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은 10대 학생 2명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점은 80%가량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60대 이상 고령층이 단 한 명도 마스크를 탈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중앙상가에서 만난 시민 김모(67·여)씨는 “지난달에 AZ 1차 접종을 마쳐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당분간 계속 쓰고다닐 생각이다”며 “나이가 많다보니 야외에서 마스크를 안쓰고 있다가 마스크가 없다는 사실을 잊고 실내에 들어갈 경우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중앙상가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상인 최모(46)씨는 “주말 동안 중앙상가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기에 서로 조심하는 차원에서 백신 접종자가 좀 더 늘어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날 오후 포항지역 대표 도심숲인 포항폐철도공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산책로를 따라 걷기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달리기를 하는 일부 시민만 마스크를 벗은 채 가쁜 숨을 내쉬며 달리기를 했다.
시민 이모(51·여)씨는 “잔여백신을 맞아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운동을 해도 되지만 사람들 눈치가 보여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신분증에 붙여놓은 코로나19 예방접종스티커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보여주기도 곤란해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주지역 주요 관광지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경주 동궁과 월지를 찾은 관광객 윤모(72·여)씨는 “대구에서 가족들과 놀러왔는데 가족 4명 중에 백신을 맞은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며 “경주는 관광지이다보니 외부인이 많아 더욱 조심해서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