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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현상, 새로운 리더십의 과제

등록일 2021-06-30 20:05 게재일 2021-07-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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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36세의 이준석이 보수 야당의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준석은 나경원, 주호영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대표로 취임하였다. 개혁과 진보를 앞세운 민주당에서도 볼 수 없던 돌발 사태가 보수 야당에서 발생한 것이다.

30대 이준석 대표의 등장은 이 나라 정치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국회의원 한 번 하지 않은 이준석 대표는 과연 보수 야당의 개혁을 잘 이끌 것인가. 그는 과연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안철수 현상처럼 거품으로 흐지부지 끝날 것인가.

우선 이준석 현상이 등장한 배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준석의 당선은 돌출현상이 아닌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초래한 결과이다. 이 나라의 고질적인 서열의 정치, 진영의 정치, 구태의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이 불러온 불가피한 현상이다. 특히 보수 야당은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패배로 귀결되었다. 여당 역시 폐쇄정치, 내로남불 정치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여야 공히 계파 정치, 꼰대 정치는 정치의 효능감을 상실케 하고 그 누적된 불신, 불만이 30대 정치인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이준석의 당 대표 취임 후의 행보는 많은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의 첫 출근시의 자전거 이용은 당대표의 전통적 격식마저 파괴해 버렸다. 그는 박근혜의 키즈임을 자임하면서도 박근혜의 탄핵을 찬성하여 야당의 난제였던 탄핵의 강을 건너뛰었다. 그는 광주를 찾아 5·18의 원혼을 달래고, 노무현의 묘소를 찾아 그의 정치적 업적까지 높이 평가하였다. 그는 공약대로 당 대변인 선발을 토론 배틀 방식으로 채택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당직인선도 무사히 마쳐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30대 이준석의 정치 행태는 정치권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제 1야당은 그간 당의 위기 시마다 비대위 체제를 가동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박근혜 탄핵 후에도 계파 정치는 겉으로 희석되었으나 내부 분란은 잠재되어 있었다.

이준석 등장은 야당의 수구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당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 이준석의 당대표 취임은 야당뿐 아니라 집권 여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 내 초선의원들의 입지는 강화되고, 청와대도 20대 비서관을 임명하였다. 결국 이준석의 당대표 취임은 한국정치의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를 견인케 하고 있다.

이준석의 새로운 리더십은 지속될 것인가. 과거 안철수 현상처럼 오래가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란 비판적 견해도 있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석은 우선 당 대표 경선에 나타난 민심과 당심의 이반 공간을 잘 메꾸어야 한다. 후보 경선과정을 공정 관리하여 그의 리더십을 보다 확충해야 한다. 결국 그는 내년 대선에 승리해야 한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역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격변하는 이 나라 정치에서 30대 당대표의 리더십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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