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단, 기존 드라이브 스루에<br/>회차지 변경·입영시간 세분화<br/>만성적 도로 혼잡 단번에 해결<br/>주민·방문객 불편 해소에 호평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입영이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 민원을 효과적으로 해결한 선진 사례로 꼽힌다.
해병대 신병 1천271기 입영일인 28일 오후 1시께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인근 도로. 평소라면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아수라장이 됐어야 할 이곳 도로는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입영일이 되면 거북이걸음보다도 못한 속도로 길게 차들이 늘어져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이날은 조금 막힐 뿐 평소와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다. 예비 해병대원들과 그 가족들로 가득해야 할 해병대 교훈단 정문에는 인파 대신 차들이 서행하면서 부대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해병대 교훈단은 지난달부터 예비 해병대원들과 가족들을 부대로 들이고 있다. 기존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회차지를 부대 안으로 설정했다. 이전까지는 개인차량을 이용하는 입영객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교훈단 정문에서 모두 회차했다. 좁은 구역에서 많은 차량이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이 일대로 차들이 밀려 수 ㎞에 이를 정도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교통 관련 민원이 다발하자 포항남부경찰서와 해병대교훈단은 수차례 협의를 거쳐 부대 안으로 차량을 들이기로 했다. 또한 당초 오후 2시로 정해진 입영 시간을 지역에 따라 오전 10시와 정오, 오후 2시로 세분화했다. 출입문 역시 군수단 정문을 개방해 교훈단 정문에 더해 2곳으로 늘렸다.
부산 입영 장병은 1차인 오전 11시 30분부터 교훈단 정문으로, 경기도에서 온 해병대 입영 장병들은 3차시인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반 사이에 군수단 정문으로 들어오는 식이다. 차량을 이용해 부대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입영 장병을 제외한 가족 등의 하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다. 보안구역인 만큼 부대 안에서 개별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모든 과정은 현장에 있는 해병대 군 간부들이 통제한다. 촬영은 물론, 부대 안에서는 화장실 사용조차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조치가 시행되면서 전국 수천여 명이 몰리는 입영 당일 발생하는 만성적인 도로 혼잡은 단번에 해결됐다.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채택한 기존 드라이브 스루 방식과 더해지면서 교통 체증 문제까지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관계자는 “교훈단 인근 지역에서 교통체증이 다수 발생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더해 방문객들을 영내로 들임과 동시에 신속하게 통과하는 형태로 입영 방식을 바꿨다”면서 “동시에 지역별, 거리별로 분류해 입영 시간을 구분했고, 분산시킴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