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시마을은 경북 동해안에 남은 대표적인 반촌(班村·양반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괴시라는 마을이름은 목은(1328∼1396)이 직접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고향 마을이 중국 원나라 학자 구양현의 마을인 ‘괴시(槐市)’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작명했다는 것이다. 마을주민들은 지금도 목은 선생을 기리는 ‘목은문화제’를 매년 열고 있다.
이 마을은 조선후기 영남지역 사대부들의 주택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양 남씨 괴시파종택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와 전통 가옥 40여호가 남아 있어 과거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의 가옥은 안동 지역 상류주택 형식으로 알려진 뜰집에 사랑채가 튀어나온 날개집 모습을 하고 있다. 뜰집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하나로 연결되는 주택이다. 문화재청은 “괴시마을은 조선 후기 주택건축의 변화와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뜰집은 안동에서 산맥을 넘어 영덕으로 전래됐는데, 인문적 요인에 의한 건축문화 전파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민속마을은 과거 우리조상들의 의식주와 생업, 신앙, 연중행사와 같은 풍속이나 관습을 잘 보존하고 있고, 그 가치와 의미가 인정되는 경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다. 괴시마을 주민들은 마을 자치회를 구성해 고택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마을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금도 외국인을 비롯해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지만, 앞으로 주민들이 더욱 분발해서 괴시마을이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처럼 전국적인 명승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