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자택부터 군청까지<br/> 거리행진하며 “즉각 퇴진”<br/> 이후 군청 주차장에 천막 치고 <br/>무기한 농성하며 성명 발표<br/>“뇌물수수 등 재판에 경악”<br/> 군의회 역할·책임도 촉구
[봉화] 엄태항 봉화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봉화군농민회(회장 김규헌)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태항 봉화군수 사퇴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23일 농민회 등에 따르면 봉화농민회는 전날 오전 ‘뇌물군수 OUT’ ‘석고대죄하라’ 등의 피켓을 앞세우고 엄 군수 자택부터 군청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엄 군수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어 군청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농민회는 성명서를 통해 “9억 원의 뇌물수수, 특혜비리, 일감몰아주기, 심지어 봉화환경서비스 젊은 노동자의 죽음 뒤에서도 뇌물이 오고간 사실에 군민들은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봉화군수는 군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미 군수로부터 현금 1천만 원을 건넨 건설업자 B씨가 최근 유죄를 선고받고, 업무상 배임미수 혐의로 약식기소 된 공무원 2명도 벌금 200만 원을 받았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봉화군수의 주장은 배신감만 더할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봉화군의회의 역할과 책임도 추궁했다.
농민회는 “봉화군수의 권한 남용과 비위를 견제하고 적발해야할 의회가 수수방관한 것은 공범의식에 의한 것이 아닌가 군민들은 의심하고 있다”며 의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현희 봉화농민회 사무국장은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봉화군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와 함께 봉화군의 모든 선출직에 대한 특혜와 투기 혐의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농민회는 천막농성장에서 매일 오후 8시부터 1시간씩 지역의 변화를 염원하는 문화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엄 군수는 2018년 10월 관급자재 납품업체 관계자에게 기존 납품업자를 배제하고 엄 군수 측근인 B씨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9년 6월 B씨에 대한 관급공사 수주 편의 제공 대가로 9억3천만 원 상당의 태양광발전소 공사대금을 수수한 혐의(뇌물)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쓰레기 수거 위탁계약 사업자로부터 500만 원, 같은 해 10월에는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1천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