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가격 상승세 더 가팔라져 국내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br/>건설 현장선 공사 중단도 고민… 자구책 쉽잖아 치밀한 대응 시급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철강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 건축, 기계, 전기, 전자 등 산업계 전반으로 여파가 확산되면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상황과 관련,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파동을 넘어 국내 경기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관련기사 10, 11면>
특히 포항지역 철강업계는 현재 고철과 각종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폭등으로 일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고철업계는 고철 품귀, 건설업체는 철근 품귀, 제강사들은 원자재가 상승 등 각기 다른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현재의 이 국면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니 우리 정부나 업계가 마련할 자구책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더 큰 걱정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은 건설업계의 고민이 가장 크다. 철근 H빔 등 기본적인 자재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철근의 경우 올해 들어 공식적인 가격인상은 t당 7만원 내외(완제품 출하가 기준 t당 85만원선)라고 업계는 밝히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이미 t당 100만원을 넘었다.
특히 단가계약이 어려운 중소 건설업체들은 t당 120만원(현금가)∼140만원에도 철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건설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되면 전체가 공기차질 또는 중도계약 파기 등 예견조차 어려운 파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건설업계는 설상가상으로 철강재와 경기를 같이하는 시멘트마저 품귀현상으로, 이중으로 애를 먹고 있다. 건설, 건축업계는 철근, 시멘트 가격인상으로 현 시점에서만도 추가 부담해야 할 공사비가 10% 이상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최근 1~2년 사이 분양해 현재 공사중이거나 조만간 착공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적자 또는 무수익을 각오하고 공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중단 또는 포기 등 모든 변수를 놓고 고민 중인 곳이 많다”고 전했다.
대구 포항 경주 창원 등지의 기계부품 업체들도 울상이다. 철강 등의 소재 값은 크게 올랐는데 이미 주문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인상가 반영이 어렵다고 맞서는 원청 대기업들에 대항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서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 탄력이 붙어야 하는데 기초소재인 철강재 수급불안으로 모든 것이 암울해 졌다”며 “정부와 경제단체들이 공동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정출 객원논설위원